한은 보유 미술품 1천300여점 58억원…또 구입하나

한은 보유 미술품 1천300여점 58억원…또 구입하나

입력 2013-06-10 00:00
업데이트 2013-06-10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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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부터 미술품 사들여…1억 넘는 고가도 6점

한국은행이 3년 만에 미술품 구입 의사를 표명했다. 어려움에 처한 미술계를 돕는다는 취지다.

현재 한은은 약 1천300여점의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다. 그 자체로도 하나의 박물관 급이다. 한은 소장품을 빼놓고는 한국 근현대 미술사를 논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다만 흔히 말하는 ‘A급’ 작품은 그렇게 많지 않다.

10일 한은이 지난해 한 감정평가업체에 소장 미술품 평가용역을 맡겨 얻은 결과를 보면 한은이 보유한 미술품은 총 1천347점으로 평가액은 모두 57억9천461만원에 달한다.

이중 A급은 256점으로 파악된다. A급은 시장가치가 높은 작품을 말한다. 주로 유명 작가의 것이다.

A급 중에서도 청전 이상범의 ‘야산귀로’와 ‘산천한설’, 김인승의 ‘봄의 가락’, 도상봉의 ‘성균관풍경’ 등은 1억원을 넘는 고가로 알려졌다. 여기에 조각품 두 점을 더해 1억원이 넘는 작품은 총 6점이 있다.

한 미술계 관계자는 “만약 5~6년 전 감정을 했다면 액수가 훨씬 높게 나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기 이후 미술시장이 반 토막 나며 전반적인 작품 호가 역시 하락했기 때문이다.

A급이 될 잠재가치가 있는 B급은 286점으로 파악됐다. 거래는 되지만 가치가 오르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되는 C급은 281점, 아마추어 작가·지역화단의 작품이 대부분인 D급은 524점이다.

경제의 한 축인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한은이 이렇게 많은 미술품을 보유한 것은 1950년대부터 시작된 정부 정책 때문이다. 당시 정부는 미술계를 지원하고자 한은이나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에 미술작품을 매입토록 했다.

한은 관계자는 “1990년대 후반~2000년대엔 정부의 요청은 없었지만 비정기적으로 구입해왔다”고 말했다. 가령 5만원권을 만든 2008년도에는 이종상 작가의 신사임당 초상화 등을 샀다. 2010년엔 강당에 걸어 놓을 전임 총재의 초상화도 구입했다.

2000년 초 이후 3~4차례 액자교체·관리를 해 소장품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지역본부에서는 복원이 힘들 정도로 훼손된 일도 있었다고 한다.

매입 후 활용률은 다소 떨어진다. 한은 본점의 화폐박물관 일부 공간에 이 콜렉션을 내놓는 경우가 있지만 한 번에 수십 점에 그친다. 2000년 국립현대미술관과 대대적인 전시도 했지만 그게 마지막이었다.

상당수의 그림은 본점·지역본부의 장식용으로 쓰이거나 창고에 쌓여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한은이 소장 작품을 더 적극적으로 대중에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은 “한은이 어려움에 처한 미술계를 지원하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라며 “미술품이 여럿이 보고 즐기는 공공재로서의 기능을 하려면 한은 등 공공기관이 적극적인 공개에 나섬으로써 더 많은 사람이 향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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