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이사장 사실상 ‘양자대결’로 압축

한국거래소 이사장 사실상 ‘양자대결’로 압축

입력 2013-06-10 00:00
업데이트 2013-06-1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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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피아’ 출신 최경수 vs 업계 전문가 황건호

‘자본시장의 꽃’으로 불리는 한국거래소의 차기 이사장 자리는 ‘모피아’ 출신과 증권업계 전문가의 양자대결로 압축되고 있다.

최근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던 김영선(53) 전 의원은 후보 대열에서 사실상 낙마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모피아 출신 최경수(63) 전 현대증권 사장과 황건호(62) 전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거래소 차기 이사장직을 놓고 격돌하고 있다.

거래소가 구성한 임원추천위원회는 오는 12일까지 공개 모집과 헤드헌팅 업체를 통해 이사장 후보를 받는다.

아직 이사장직에 지원한 후보가 없지만 하마평이 무성해 새 이사장 선임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최경수 전 현대증권 사장은 금융 공공기관 수장 물갈이가 시작되면서부터 유력 후보로 꼽힌 인물이다.

최 전 사장은 행정고시 14회 출신으로 재정경제부 세제실장, 중부지방국세청장, 조달청장 등을 거쳤다. 증권 전문가라기보다는 세제 전문가지만 2008∼2012년 현대증권 사장을 역임했다.

최근 KB금융지주 회장과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재정경제부 관료 출신인 모피아가 잇따라 임명되면서 최 전 사장의 거래소 이사장 선임 가능성이 커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거래소와 증권업계 노동조합이 최 전 사장의 선임에 강력하게 반발하는 게 걸림돌이다.

이들은 최 전 사장이 현대증권 재직 당시 투자를 결정한 선박펀드와 현대저축은행의 투자 실패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그의 자질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최 전 사장이 이명박 정부 ‘실세’로 불린 류우익 전 통일부 장관의 측근으로 알려진 것도 부담 요소다.

황건호 전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대우증권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해 대우증권 부사장, 한진투자증권 사장, 메리츠증권 사장을 거친 정통 ‘증권맨’이다.

전문성 면에서는 모자람이 없지만 금융투자협회장을 세 차례 연임하고 한국거래소 이사장직까지 도전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이유로 거래소 노조도 황 전 회장의 이사장 선임을 반대하고 있다.

경쟁 구도가 양자대결로 좁혀진 가운데 신인석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48), 허경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대표부 대사(58), 이철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58) 등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신인석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이 꾸린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경제1분과 전문위원을 맡았다. 허경욱 대사는 우리금융지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주요 금융기관과 국책연구원장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재정경제부 고위 관료 출신인 이철환 전 원장은 2008∼2011년 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을 지냈다.

한편 차기 거래소 이사장 내정설이 나돈 김영선 전 의원은 정치권에서 부정적인 기류가 확산되면서 도전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 정치인으로 분류되는 김 전 의원은 15대부터 18대 국회까지 내리 4선을 한 정치인으로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까지 지냈지만 금융투자업 관련 경험이 거의 없다는 점 때문에 업계 여론이 좋지 않은 편이었다.

이에 앞서 거래소도 이날 오전 김영선 전 의원의 차기 이사장 내정설을 부인하면서 “임추위를 구성해 이사장 선임절차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거래소 임추위는 오는 25일께 면접을 거쳐 7월 초 주주총회에 최종 후보 3명을 올릴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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