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0.9% ‘깜짝 성장’… 엇갈린 표정의 두 경제수장
김 총재는 지난 11일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1분기 성장률이 0.8%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긴가민가했다. 일각에서는 0.4~0.5%에 그칠 것이라는 반론도 내놓았다. 하지만 김 총재는 지난 22일 국회 업무보고에서도 “우리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정부의 ‘비관론’을 경계했다.
정부와의 ‘엇박자’ 지적에도 “중앙은행의 역할이 최근 10년 새 달라졌다” “통화정책뿐 아니라 신용정책도 중요하다” “국가경제를 실험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다” 등의 발언을 쏟아내며 ‘마이 웨이’를 고집했다. 현 부총리는 취임하자마자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3%로 대폭 낮추면서 경기 부양 필요성을 역설했다. 국회에 17조 3000억원의 추경을 승인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부동산 규제도 풀었다. “경기 살리기에는 통화정책 등 정책 공조가 중요하다”며 한은의 ‘협조’를 여러 차례 공개 주문했다. 하지만 번번이 김 총재에게 퇴짜를 맞았다. 정부의 경제전망 신뢰성도 흔들리고 있다. 정부가 ‘추경 명분’을 확보하기 위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나치게 낮추고 의도적으로 비관론을 키운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시장은 한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멀어졌다고 보면서도 예상치를 뛰어넘는 성장률에 화답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6.29포인트(0.84%) 오른 1951.60으로 마감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2013-04-26 2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