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구제금융 신청하나…한국 증시 ‘긴장’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하나…한국 증시 ‘긴장’

입력 2012-07-23 00:00
업데이트 2012-07-2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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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이 전면적인 구제금융을 신청할 수 있다는 우려가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다.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은 이탈리아의 구제금융 신청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과 같은 충격을 몰고올 것으로 우려된다.

23일 전문가들은 스페인이 전면적인 구제금융을 신청할 가능성은 아직 낮다고 보면서도 당분간 증시에서 투자심리가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스페인 전면 구제금융으로 갈까

스페인에 대한 우려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발렌시아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에 긴급 금융 지원을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급격히 고조됐다.

스페인 정부가 재정난에 처한 지방정부를 지원하고자 180억유로 규모의 공공기금을 설립한지 불과 7일만에 발렌시아 지방정부가 손을 벌린 것이다.

발렌시아 지방정부가 요청할 구제금융의 정확한 규모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발렌시아는 올해 말까지 25억유로의 채무 만기가 예정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발렌시아를 필두로 다른 지방정부들도 줄줄이 구제금융을 요청할 수 있다는 점이다.

외신들은 현지 언론 보도를 인용해 스페인 동남부 무르시아 지방정부도 중앙정부에 구제금융을 요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발렌시아에 이어 구제금융을 요청할 수 있는 지방정부로는 무르시아를 포함해 6곳이 거론되고 있다. 이 중에는 지역 경제 규모가 가장 큰 카탈루냐 지방정부도 포함돼 있다.

스페인의 17개 지방정부는 경기침체와 부동산 거품 붕괴의 여파로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

지방정부들이 중앙정부에 구제금융을 요청하면 중앙정부의 재정이 급격히 악화되고 이는 스페인의 전면적인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을 높인다.

시장의 우려가 고조되자 스페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20일 7.26%로 급등하면서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내총생산(GDP)의 12%를 차지하는 스페인이 전면적인 구제금융을 신청하면 그 파장은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은 이탈리아의 구제금융 신청으로 이어지고 이는 유럽 은행들의 급격한 부실화를 초래하면서 2008년과 같은 금융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현대증권 이상재 연구원은 “스페인 정부가 구제금융을 신청하면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미국 상업은행들이 도미노처럼 파산 위기에 직면했던 것과 같은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가 고조되자 스페인 정부는 지난 21일 유럽중앙은행(ECB)이 개입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는 현재 중단 상태인 ECB의 국채 매입 프로그램의 재개를 압박한 것으로 해석됐다.

전문가들은 스페인의 전면적인 구제금융 신청이 일으킬 파장이 큰 만큼 국제사회가 이를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양증권 이철희 연구원은 “발렌시아 지방정부의 구제금융 요청은 스페인의 전면적인 구제금융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지방정부의 과감한 구조조정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 우려 증폭…변동성지수 급등

스페인의 전면적인 구제금융 신청 우려가 불거진 것은 국내 증시로서는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이나 다름없다.

미국 제조업지표와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밑돌고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가 확인된 와중에 한동안 잠잠했던 유럽발 악재가 다시 부각되자 투자심리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소 안정됐던 유럽 리스크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국내 증시는 이달 말 예정된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발행과 만기 부담 탓에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로존 위기가 고조된 영향으로 이날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7% 급등한 19.29로 개장해 장중 20을 넘어섰다. 이달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변동성지수는 옵션 투자자들의 시장 전망을 반영한 것으로 투자심리가 나빠질수록 수치가 올라간다.

이달 말까지 예정된 스페인 국채 만기는 총 142억5천만 유로 규모다. 스페인은 오는 24일과 8월2일에 두 차례 국채를 발행한다.

박옥희 연구원은 스페인을 비롯한 남유럽 국가들의 국채 발행이 8월 초부터 중순까지 거의 없기 때문에 이번 고비를 넘기면 당분간 심리 악화도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당분간 추세적으로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반등에 관한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 시장 불안이 진정되기 위해서는 유로존의 적극적인 정책 개입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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