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LTE망 동시 구축’ 이통사 티격태격

‘독도 LTE망 동시 구축’ 이통사 티격태격

입력 2012-07-16 00:00
업데이트 2012-07-16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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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 동시개통 추진…”KT가 설비 독점” 신경전

이동통신 3사가 독도에 롱텀에볼루션(LTE) 망을 구축하는 문제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1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는 독도에 LTE 망을 동시에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3사는 17일 독도에 현장 실사단을 파견한다.

3사는 경찰이 참여하는 실사에서 독도에 LTE 망을 구축해도 된다는 결론이 나면 비슷한 시기에 망을 구축할 가능성이 높다.

3사가 이례적으로 LTE 구축 시기를 조율한 건 경찰 제안에 따른 것이다.

경북지방경찰청은 독도에 통신설비를 설치할 장소가 좁고 이통사들이 개별적으로 장비를 구축하러 오면 업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등의 이유로 3사에 LTE를 동시에 설치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러나 독도의 핵심 통신시설을 KT가 관리하고 있어 독자적으로 LTE 망을 구축할 수 없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고 있다.

KT는 독도에 있는 유일한 철탑과 울릉도∼독도를 연결하는 무선 전송로인 ‘마이크로웨이브’ 시설에 대한 관리권을 쥐고 있다. 철탑은 원래 경찰의 자산이지만 2006년 KT가 이를 교체해주면서 유지보수 및 관리권을 위탁받았다.

이에 따라 3사는 KT의 마이크로웨이브 시설을 이용해 LTE 망을 구축해야 한다. 3사의 독도 3세대(3G) 망도 이 마이크로웨이브를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마이크로웨이브가 3G와 LTE를 모두 수용할 만큼 용량이 크지 않다는 것.

SK텔레콤은 “포화 상태에 다다른 지금의 마이크로웨이브로는 LTE 속도를 구현할 수 없다”며 “철탑에 우리의 독자적인 마이크로웨이브를 추가 설치해 제대로 된 LTE를 서비스하고 싶은데 KT가 철탑을 내주려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KT가 독도에서 LTE 이미지를 선점하려고 장비 설치를 막으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KT의 장비를 빌려야 하는 상황이어서 KT가 LTE를 개통하기 전에 우리가 망을 구축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KT는 “철탑을 같이 쓴다는 게 기본 입장이지만, 독도는 천연기념물이라 장비를 설치하려면 경찰과 문화재청 등 여러 단체와 협의해야 한다”며 SK텔레콤의 요구를 거절하는 게 아니라고 밝혔다.

또 “KT는 독도의 통신 주권을 위해 철탑과 통신 시설 관리에 투자하고 있다”며 “오는 9월에는 무선 전송로를 증설해 LTE를 위한 준비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3사가 독도 LTE 망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독도가 지닌 상징성에 있다. 독도 통신 서비스 도입은 국토를 수호하고 주권을 더욱 공고히 하는 의미를 대내외에 전달할 수 있다.

실용성 측면에선 독도에 관광객들이 있긴 하지만 상주인구가 독도경비대 경찰 40여명과 독도관리사무소 공무원들, 소수의 주민 정도로 제한적이다.

통신 장비들은 독도경비대의 사무·생활 공간에 설치된다. 독도경비대의 한 경찰관은 “개인적으로 이통사의 LTE 망 구축을 반대하지 않는다”며 “다만 공간이 좁고 전력량이 넉넉지 않은 점, 소음이 발생한다는 것 등이 신경쓰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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