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율 높은 車보험료 인하 검토는 순이익 때문

손해율 높은 車보험료 인하 검토는 순이익 때문

입력 2012-02-08 00:00
수정 2012-02-08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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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 땐 연간 2천억~3천억원 보험료 절감 효과업계 출혈경쟁으로 ‘중소형사만 죽는다’ 반발도

4년 만에 처음으로 자동차보험료가 내려가면 연간 2천억∼3천억원가량 보험료가 절감될 수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1천800만대 가운데 1천700만대는 자동차보험에 들어 있다. 평균 보험료를 70만원으로 따지면 연간 9조8천억원의 보험료 수입이 생긴다.

보험료를 2∼3% 내리면 해마다 1천960억∼2천940억원의 보험료를 아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적잖은 논란이 일고 있다. 출혈경쟁을 부추겨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자동차보험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급 비율)은 지난해 말 79.7%로 집계됐다. 회계연도 기준 연간 손해율은 75%대다.

통상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0.1%로 여겨진다. 이를 웃돌면 적자가 불가피해 보험료 인상이 거론된다. 밑돌면 보험료 인하가 가능하다.

지난해 손해율을 고려하면 보험료를 내릴 상황이 아니라는 게 손해보험업계의 설명이다. 사고와 고장이 많은 겨울철에는 손해율이 더 높아져 보험료를 높여도 모자랄 판이라는 볼멘소리마저 나온다.

최근 10년간 손보사들이 일제히 보험료를 내린 사례는 2001년, 2002년, 2008년 등 세 차례였다. 모두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68%까지 낮아졌던 때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의 원리를 따지면 보험료 인하는 포퓰리즘에 떼밀린 역주행이나 다름없다”며 “자동차보험에 주력하는 온라인 전업사부터 쓰러져 가입자가 오히려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서울시가 최근 적자 누적을 이유로 대중교통 요금을 올렸는데, 자동차보험도 해마다 적자를 내는 사업분야다”며 보험료 인하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누적 적자는 6조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보험료 인하가 유력하게 점쳐지는 것은 지난해 손보사들이 거둔 막대한 순이익 때문이다.

2010 회계연도에 2조원의 순이익을 낸 손보사들은 2011 회계연도 순이익이 2조5천억원으로 늘어나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2010년 보험료 인상과 지난해 수리비 정률제 도입으로 손해율이 낮아져 자동차보험 분야의 적자 폭이 많이 줄어든 덕분”이라며 “손해율을 보면 보험료를 내릴 여력이 없지만, 워낙 이익을 많이 내 (보험료 인하를 조율하는) 당국으로서 (보험료 인하를 거부할) 운신의 폭이 좁다”고 털어놨다.

삼성화재가 보험료 인하를 두고 군불을 지피는 데 다른 목적이 숨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어느 정도 적자를 견딜 체력을 가진 삼성화재가 보험료 인하를 밀어붙이면 나머지 보험사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따라올 수밖에 없는 보험시장의 구조 때문이다.

지급 여력이 낮은 일부 중소형 보험사가 보험료를 내리지 못하거나 무리하게 보험료를 내렸다가 회사가 위태로워지면 여기서 빠져나온 가입자를 끌어들여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

지난해 11월 현재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은 27.6%로 단연 압도적이다. 여기에 현대해상(15.7%), 동부화재(15.5%), LIG손보(12.5%)를 더한 ‘빅 4’ 손보사가 시장의 71.3%를 차지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료를 내리면 결과적으로 중소형사만 죽으라는 소리나 다름없다”며 “감독 당국이 적절한 대책으로 중소형사를 보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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