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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두 번이나..” 산업계 절전 비상

”한해 두 번이나..” 산업계 절전 비상

입력 2011-12-02 00:00
업데이트 2011-12-02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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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정부가 올해 두 번째로 전기요금 인상 계획을 발표하자 산업계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 원자재값이 고공행진 하면서 원가 압박이 심해진 데다, 이번에 주요 산업체가 쓰는 산업용 고압 전기요금이 가장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측은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이 서민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뿐 아니라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경련은 “선진국들이 산업용 전기를 필수 생산요소로 여겨 주택용보다 낮은 요금을 책정하면서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비싸다”며 “특히 2000년 이후 11차례의 전기요금 조정으로 평균 26.6%가 인상됐는데, 이 가운데 산업용은 51.2%나 올라 배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한 기업 관계자도 “산업용 요금 중에서도 대기업이 쓰는 고압 요금의 원가 회수율은 이미 주택용을 넘어섰는데 또다시 대기업의 요금을 가장 많이 올려 원가부담이 더욱 늘게 됐다”며 “이는 결국 소비자의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기요금이 올라간다고 해서 공장 가동을 줄일 수는 없는 노릇인 만큼 산업계는 에너지 효율화와 비생산 부문 전력 절감에 더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자세다.

삼성전자는 5일부터 내년 2월 말까지 전국 모든 사업장에서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에너지 절감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서초사옥 등 모든 사업장의 사무용 건물에서 정부가이드에 따라 난방 온도를 20도 이하로 조절하고 승강기 운행 부분제한, 온수 공급량 조정 등으로 일평균 전력 사용량을 기존보다 10% 이상 줄일 계획이다.

디지털시티(수원사업장)와 그린시티(광주사업장) 등도 에너지절감 목표치를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로 정해 실내 온도 낮추기, LNG 보일러 난방공급 확대 등을 추진한다.

LG전자는 전 사업장에서 사무실 온도를 20도 이하로 유지하도록 사무동 난방을 제어하고, 공조설비 가동도 탄력적으로 제어해 추가적인 에너지 절감 효과를 얻는다는 계획이다.

창원사업장은 창원시 소각장에서 나오는 폐열스팀을 난방에 활용하고 총 40명의 ‘에너지 감시단’을 통해 사업장 곳곳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에너지 누수를 방지하며 구미사업장에서는 중식 및 퇴근 1시간 전에 난방기를 끈다.

생산라인에서도 온도를 적정온도 이하로 유지하고 전력 피크 시 자체 비상발전기를 가동해 전력수급 안정화에 기여할 계획이다.

자동차업계 역시 대규모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으로 구성된 생산방식이라 전기 요금 인상에 따른 생산비용 증가가 불가피한 만큼 비생산 부문의 전력 소비를 최소한으로 줄이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양재동 본사 사옥에서는 고효율 램프로 교체하고 임직원 차량 5부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지상 및 지하 주차장을 주간 50%, 야간 및 휴일 90% 절전한다.

공장별로는 식사 및 교대시간 중 가동이 불필요한 설비의 가동 정지, 사무실 조명 공장 주변 조명 축소 운영 등은 물론이고, 에너지절감 태스크포스를 통해 절감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전기 다소비 업종인 철강업계도 동절기 피크시간 대 10% 절감 의무가 부과된 데 이어 요금까지 인상되자 더욱 부담이 커지게 됐다.

포스코는 액화천연가스(LNG) 및 부생가스발전 등 자가발전을 최대한 높이고 원가절감 활동을 통해 추가 전기료 부담을 최대한 흡수할 방침이다.

본사 직원에게 동절기 내복 입기, 4층 내외 층간 이동 시 계단 이용, 사무실 내 개인별 난방기구 사용 금지, 야간근무와 휴일근무 시 개별 조명 스탠드 이용 등 에너지 절감 실천을 권장하고 있다.

또 사무실 통로의 조명을 일부 소등하고 야간에는 사무실 조명을 강제 소등하는 한편, 연말연시 포스코센터 외부에 점등하던 경관조명도 설치하지 않기로 했다.

역시 에너지 다량 소비 업종인 정유업계도 기본 설비에 들어가는 전기 공급을 줄일 수는 없어 공정효율화 등을 통한 대책을 마련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SK에너지는 공정효율화, 폐열스팀 도입 등 기존에 추진한 에너지 절감대책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 영업에 지장이 없도록 할 방침이다.

GS칼텍스도 난방이나 사무실 전등 등 기본 설비 외 다른 부문에서 전기를 아끼는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유통업계도 가뜩이나 영업 환경이 좋지 않은데 전기요금 인상이라는 악재가 겹쳐 울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하반기에 경기 침체로 매출 신장률이 둔화하고, 중소기업 판매수수료 인하 등 영업환경이 안 좋은 상태에서 전기요금 인상은 유통업체를 더 힘들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백화점, 할인점 등 대형 유통시설은 쾌적한 쇼핑 환경을 조성하려면 냉ㆍ난방을 겸하는 공기 조절에 일정한 전기료를 지출해야 하는데 절정기에 전기료를 10% 절감하라고 강제하는 것은 결국 고객에게 피해가 가는 탁상행정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백화점 업계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야외 경관 조명을 오후 5∼7시 소등해야 해 크리스마스 영업에 일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겨울철마다 세심하게 준비해 백화점 주변을 조명으로 장식해 고객을 유치하고 있고, 이를 통해 백화점이 시내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며 “고객이 집중되는 저녁 시간에 조명을 꺼야 해 아쉽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유통업계는 조금이라도 전기 소비를 더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마트는 내년 2월까지 매장과 사무실 등의 겨울철 실내 온도를 18~20도로 운영하라는 지침을 전 사업장에 내렸고 임직원 내복 입기 및 출입문 닫기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사업장과 사무실에서는 허가되지 않은 개인 온열기 사용을 제한하고 개인용 PC는 원터치로 절전모드로 전환할 수 있는 ‘에코터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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