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저성장·저금리로 U턴… 한국도?

세계경제 저성장·저금리로 U턴… 한국도?

입력 2011-08-31 00:00
수정 2011-08-31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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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억제를 최우선 과제로 두겠다던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30일 금리 동결을 강력히 시사하면서 미국, 일본에 이어 유로존까지 저금리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부터 회복세가 둔화되자 물가보다는 성장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트리셰 총재는 이날 유럽의회에 보낸 성명에서 “중장기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면서 “다음 달 초 보고서를 통해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ECB의 금리 결정 기구인 통화정책이사회는 이 보고서를 참고해 다음 달 8일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통화정책이사회는 2009년 5월 기준금리를 1.00%까지 내린 뒤 유지하다가 지난 4월과 7월에 0.25%씩 올렸다.

유로존 17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8%였지만 2분기에는 0.2%로 뚝 떨어졌다. 2009년 3분기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선 이후 최저치다. 그나마 든든했던 프랑스와 독일은 각각 제로 성장과 0.1% 성장에 그치면서 오히려 평균보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트리셰 총재는 지난 27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 연설에서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통화 정책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독일의 8월 인플레이션 수치가 전달보다 0.1% 포인트 떨어진 2.3%를 기록하는 등 전반적으로 물가 상승세가 꺾이자 금리 동결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9월은 물론 연내 기준금리를 올리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명활 금융연구원 국제·거시금융연구실장은 “ECB가 이미 올린 금리를 내리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9월 이탈리아 대규모 국채 만기 도래 등으로 유럽 금융시장이 불안해지고 은행들이 자금 경색을 겪게 되면 금리를 인하하는 상황까지도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성장률을 언급한 것은 정책기조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가보다 성장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얘기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실물부문으로 확산되고 있어 성장률이 하락하면 고용이 급감하는 등 사회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물가 사정은 상반기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보이는 데다 추석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음 달 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한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미국 실물 지표가 좋게 나오고 유럽도 이탈리아 국채 만기 연장 등이 잘 풀려서 상황이 안정되면 9월 이후 연내에 한번 정도는 올릴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가계 부채도 주요 변수다.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고려하면 금리 동결이 필요하지만 대출 규모를 줄이는 데 있어서는 금리 인상이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30일 “8월 가계부채 상황이 생각보다 좋지 않다.”면서 “금리 인상 같은 급격한 대책을 당장 시행하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인상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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