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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면 한 그릇에 1500원…어떻게 이 가격이 가능할까 확인했더니

자장면 한 그릇에 1500원…어떻게 이 가격이 가능할까 확인했더니

입력 2011-08-12 00:00
업데이트 2011-08-12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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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된 ‘TV 쏙 서울신문’ 취재진이 전날 서울 종로구 숭인동의 ‘짱짜장’을 찾았습니다. 동묘 근처의 서울풍물시장을 들른 어르신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사람들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는 가격표, 자장면과 우동이 각각 1500원입니다.

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전국 86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서울 종로구의 자장면 값은 평균 5000원으로 가장 비쌌습니다. 같은 구에 있는 이 음식점은 지역 평균 가격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쌉니다.

1990년 문을 연 이후 21년 동안 자장면값을 500원밖에 올리지 않았습니다. 장인종(51) 사장은 직접 시장에 나가 식재료를 구입하기 때문에 가격을 이렇게 낮게 책정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장 사장은 “새벽 4시, 5시쯤 구리 시장이나 청량리(시장에) 나가요. 그래서 거기서 물건을 구입하고 시장에서도 우리가 오래 했잖아요. 그래서 그날 그 물건이 많이 들어오면 전화를 해주세요.”라고 말합니다.

방송 취재팀이 인터뷰하기 가장 힘든 곳이 음식점입니다. 그런데 이곳에선 인터뷰를 자청하는 분들이 있어 어렵지 않게 이분들의 음성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한 달에 두어 번은 들른다는 장혁(51)씨는 “저렴하게, 서민들한테 진짜 봉사하는 차원인 것 같아요.”라고 말합니다. 최영민(56)씨는 “고양시 원당에서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오는데요. 돈 1500원도 싸기야 싸지만 맛이 우리 동네 4000원짜리 자장면과 맛이 진짜 달라요. 진짜 맛있어요.”라고 칭찬합니다.

장 사장이라고 값을 올리고 싶어하지 않을까요. 그는 “500원 올리려고 생각은 했어요. 그런데 여기는 또 서민이 많고 나이 드신 분들이 많이 오세요. 그래서 물가가 더 오르지 않는다면 그냥 한번 해보자?.”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음식점의 상징인 배달도 없고, 손님들이 직접 음식을 가져다 먹는 것도 가격을 줄이기 위한 방편입니다.

다른 신문과의 인터뷰에선 “재료값이 많이 오르긴 했지만 자장면 한 그릇에 들어가는 식재료 값은 기껏해야 500원 안팎입니다. 인건비와 임대료 감안해도 한 그릇 팔면 600원 이상 남는다고 봐야 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하셨죠.

서울 자치구 중에서 평균 자장면값이 가장 싼 곳은 중랑구로 3400원입니다. 그런데 망우동의 동춘원은 자장면값을 2000원 받습니다. 영업을 시작한 9년 전부터 지금까지 이 가격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상반기 자장면값 상승률을 도시별로 뽑아봤더니 대구가 10%로 가장 많이 올랐고 서울은 7.6%, 반면에 광주는 제자리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선숙(51) 사장은 “당분간은 올릴 생각 없고요. 다들 어려우니까 이문(이윤) 조금만 남기고 계속 유지할 겁니다.”라고 말합니다. 손자를 데리고 나온 이동규(70)씨는 “여기 오니까 친절하고 가격도 싸고 맛도 있고 괜찮네요.”라고 말합니다. 신수진(명일초등학교 4학년)은 “2주에 한 번씩...이 집을요? 맛있으니까요.”라고 말합니다.

자장면 가격을 물가 규제의 타깃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지자체가 지역 음식점들의 유통 라인을 확보해주는 등 가격을 내릴 수 있는 좀 더 실질적인 대책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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