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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의 입’에 관심이 쏠리는 까닭은

‘김중수의 입’에 관심이 쏠리는 까닭은

입력 2011-05-11 00:00
업데이트 2011-05-1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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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검사권 의견개진 여부가 초미의 관심”

금융권 감독 문제로 나라 전체가 시끌벅적한 가운데 오는 13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주재하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열린다.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는 금통위는 한은 총재가 기준금리는 물론 한반도를 둘러싼 경제상황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하는 유일한 자리라는 점에서 ‘김중수의 입’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져왔다.

그런데 이번 ‘5월 금통위’는 금융감독원 출신 임직원의 잇단 비리로 ‘금감원-저축은행 사태’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한복판에서 열리는 것이어서 이번 현안에 대해 김 총재가 어떤 견해를 내놓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흥미로운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금감원을 전격적으로 방문한데 이어 국무총리실이 ‘금융감독 혁신 태스크포스(TF)’까지 구성한 마당에 정작 이해당사자의 한 사람인 김 총재는 아직 아무런 언급이 없다는 점이다.

반면 이번 사태의 당사자인 권혁세 금감원장은 부랴부랴 조직·인사 혁신에 나서고는 있지만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처지이고, 금감원의 상급기관이라 할 수 있는 금융위원회의 김석동 위원장은 최근 “아무 기관에나 감독권을 줄 수 있는게 아니다”라고 말했다가 비판여론의 역풍을 맞아 거의 초토화 직전이다.

특히 김석동 위원장의 발언 직후 한은은 발칵 뒤집혔다.

김 위원장이 한국은행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비하성에 가까운 단어인 ‘아무 기관’이 결국은 한국은행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불쾌감이 한은 내에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은행과 현행 감독당국(금융위.금감원)이 드러내놓고 갈등을 표출해오지는 않았지만 이미 한은법 개정안을 놓고 두 기관의 갈등은 폭발 직전의 임계점에 다다랐다는게 금융권 안팎의 시각이다.

한국은행에 은행에 대한 단독조사권을 부여하고, 제2금융권에 대해서는 한은의 자료제출요구권을 인정하는 한은법 개정안을 놓고 두 기관은 두 해가 넘게 대립해왔다.

특히 금융위가 ‘한은이 감독.검사를 할 때는 금융위에 구체적 사유를 제시하고, 지급·결제 권한을 금융위가 관장한다’는 금융위 설치법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한은법 개정안을 무산시키기 위한 맞불작전이라는게 한은의 의심이다.

이에 따라 5월 금통위 정례 브리핑을 통해 김 총재가 최근의 현안에 대해 어떤 구상을 내놓을지가 관심이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개입하되 선을 넘지 않는다’는게 김 총재의 스타일이어서 그의 발언 수위를 예측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 총재는 취임 이후 지금까지 “중앙은행이 통화신용정책에만 국한해 일하는 곳은 한국과 일본 캐나다 밖에 없다”면서 중앙은행이 금리 이외에 경제전반에 걸친 시스템 리스크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즉 중앙은행은 준정부기관이라할 수 있는 공공기관인 만큼 정부의 전체 경제정책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적극적 개입’의 입장이었다. 이런 김 총재의 스타일은 한편으로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훼손된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김 총재는 금리와 경제정책 이외의 현안에 대해서는 어떤 경우라도 언급을 자제하면서 ‘선을 넘지’ 않았다.

하지만 현 감독기관의 수장이 한은을 ‘아무 기관’으로 지칭하면서 비하한 마당에 이제는 김 총재가 과감히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한은 내부에서 높아지고 있다.

한은의 한 젊은 직원은 “한은의 자존심도 걸린 문제인데다 대한민국 전체 금융권의 검사·감독 체계를 근본적으로 수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점에서 이제는 김 총재가 적극적으로 말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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