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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타결 의미와 문제점은

한미 FTA 타결 의미와 문제점은

입력 2010-12-05 00:00
업데이트 2010-12-05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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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시 GDP 6% 증가효과…국회서 ‘진통’ 예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 타결은 양국 간 경제관계를 진일보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2007년 6월 협정문 서명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진척이 없던 비준 절차에 속도를 내고 이를 통해 발효를 앞당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큰 틀에서 보면 양국간 안보동맹에 FTA를 통한 경제동맹까지 보태지면서 양국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도약시킬 수 있고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 경제의 이익도 불려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익의 균형이 다소 흔들리면서 미 의회의 비준 전망은 밝아진 반면 우리 국회 통과는 더 어려워지는 반작용이 예상돼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불가피했지만 서명한 협정문을 발효가 되기도 전에 추가협상을 통해 사실상 협정문을 수정하는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긴 점도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더 큰 이익 위한 선택..FTA 강국 위상 다진다이번 타결은 서명한 뒤 3년 반 가까이 낮잠을 자던 협정문이 다시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의미가 있다.미국 자동차 업계의 거센 반발과 미 의회의 벽에 막혀 있었지만 이번 타결로 의회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내년은 늦어도 2012년께 발효될 가능성이 커졌다.

 발효될 경우 그 경제적 효과는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체결한 FTA 가운데 가장 크다.

 이번 추가협상 결과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겠지만 2007년 당시 11개 국책연구기관이 내놓은 공동분석에 따르면 이번 FTA는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6.0% 증가시킬 것으로 평가됐다.

 발효 후 10년간 연평균 0.6% 증가할 것이라는 계산이다.또 관세 철폐에 따른 가격 하락과 수출 증가,소비자의 선택 폭 확대 등을 통해 늘어나는 후생 수준은 GDP 대비 2.9%로 분석됐다.

 일자리 창출 효과는 단기적으로는 교역 증가에 따라 5만7천명이지만 10년 기간으로 보면 연평균 3만4천명씩 34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게 연구기관의 분석 결과다.

 산업별로는 농업 취업자는 1만명 주는 반면 제조업은 7만9천명 증가이며 서비스업이 26만7천명으로 상대적으로 수혜가 클 것으로 전망됐다.

 무역수지는 수출이 수입 증가폭보다 크면서 10년간 연평균 4억6천만달러,대(對)세계 무역수지는 20억달러의 흑자폭이 커질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별 무역수지는 농업과 수산업의 경우 향후 10년간 대미 무역적자가 각각 연평균 2억7천만달러,900만달러 커지지만 제조업은 무역흑자가 7억5천만달러 증가한다는 얘기다.

 외국인 직접투자도 늘어날 전망이다.10년간 연평균 23억~32억달러의 외국인 직접투자가 국내에 유입될 것으로 본 것이다.

 정부가 이번 추가협상이 구조적으로 우리의 양보 폭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도 이익의 균형을 최대한 맞춰 타결을 이끄는 전략적 결단을 내린 배경도 이런 큰 틀의 경제효과가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미 발효한 칠레,싱가포르,아세안 등은 물론 내년 7월 잠정발효하는 한.유럽연합(EU) FTA에 이어 한미 FTA까지 효력을 갖게 되면 우리나라의 교역 중 FTA 체결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5% 이상으로 높아진다.2008년 교역액 기준으로 미국의 비중이 9.9%,인도 1.8%,EU 11.5%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우리나라와 FTA가 발효된 국가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EU(30.2%),미국(23.4%) 등을 포괄하면서 60%로 커지게 된다.

 결국 미국과의 협정 발효는 우리나라가 FTA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다지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나아가 FTA를 통한 경제동맹이 한미 군사안보동맹의 결속력을 높이는 효과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발효시 GDP 6% 증가효과..국회서 ‘진통’ 예상◇국회서 진통 우려..2012년 발효 전망 우세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5일 “협정문 수정을 최소화하고,전반적 이익 균형을 추가함으로써 한미 양국에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효과를 만들고자 최선을 다했다”면서 “우리의 일방적 양보라는 일부의 평가에 저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경제효과와 정부의 득실 분석에도 불구하고 향후 과정은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미국 측은 그동안 염원했던 자동차 분야에서 추가 이익을 챙긴 반면 우리 측은 미국산 돼지고기에 대한 관세철폐 시기를 2년 늦추고 복제의약품 분야에서 시간을 벌었지만 균형이 흔들렸다는 평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추가협상의 시작 자체가 미국측이 기존 FTA 내용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며 수정과 보완을 요구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한국은 수세적,방어적인 입장에서 협상에 임해야 했던 한계가 있었던 탓이다.

 이런 평가는 이번 협상 결과를 접한 양국의 반응에서 그대로 나타난다.미국은 의회와 자동차업계 등에서 대대적 환영 입장을 밝힌 반면 우리 측에서는 이미 타결 전부터 나온 ‘굴욕 협상’이라는 야권의 반발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번 타결을 놓고 정부로서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최선의 선택을 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국내 여론의 악화는 그동안 미국이 짊어졌던 의회 비준의 부담이 우리나라로 그대로 옮겨오는 국면이 전개되는 셈이다.

 민주당 박지원 대표는 5일 “국회 비준을 거부하고 국민 반대 운동에 나서겠다”며 “정부에서는 한 획,한 점도 고치지 않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었는데,한 치 앞도 못 보는 이명박 정부의 태도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타결로 기존협정문에는 변화가 없지만 추가 협상 결과를 별도의 합의인 서한 교환형태로 이뤄질 예정임에 따라 이미 국회 상임위를 통과한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다시 제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서의 진통을 불가피할 전망이다.현재로서는 양국 의회가 서두르면 한미 FTA 비준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칠 수도 있지만 국내 야권의 반발 등을 고려할 경우 2012년은 돼야 발효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번 추가합의는 또 이미 서명을 마친 협정문을 보완하는 선례를 남긴 점에서도 향후 한국이 다른 국가들과 FTA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데 있어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내년 7월 잠정발효를 앞둔 한.EU FTA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실제 EU와의 FTA 발효 시기가 늦춰진 과정에는 자동차 문제에 강한 불만을 제기한 이탈리아 측 입장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협상과정에서 정부가 쇠고기 수입 확대를 요구하는 미국의 전방위 공세를 막아내긴 했지만 미국 일부에서 벌써부터 쇠고기 문제를 재협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그 불씨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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