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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조 빚더미속 사업수익성 불투명 탓

109조 빚더미속 사업수익성 불투명 탓

입력 2010-07-27 00:00
업데이트 2010-07-27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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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 전체를 전면 재검토하기로 한 것은 자사의 재무건전성 문제 때문이다. 자산이 130조원인 LH는 부채가 109조원이다. 이 가운데 금융부채가 75조원으로 매일 금융이자로만 84억원을 지불하고 있어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부채를 줄이고 금융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불필요한 사업은 솎아내는 작업이 필요한 셈이다.

●부동산 침체 장기화도 원인

LH가 재검토 대상이라고 밝힌 138개 사업은 지구지정 이후 보상계획 공고는 냈으나, 주민들과 아직 보상 협의가 끝나지 않은 곳들이다. 이들 사업지구는 부동산 경기 악화가 장기화됨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더라도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LH는 판단하고 있다. 주변에 이미 공급된 주택이 많아 신규 공급에 따른 수요가 뒷받침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주민들이 사업 자체를 원치 않는 경우도 있다.

LH 관계자는 “보상에 들어가지 않은 곳은 보상 착수 시기부터 조율하고, 보상 중인 곳은 시기를 늦추거나 사업시기를 분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검토 대상에는 세종시, 기업혁신도시나 보금자리주택 사업도 포함돼 있어 국책사업 차원에서 속도가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LH 관계자는 “세종시나 혁신도시도 지구 단위로 검토하고 있으며 전체 스케줄을 다시 짠다고 보면 된다.”면서 “보금자리 사업도 백지상태에 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이미 사업이 많이 진행됐거나 중단했을 경우 손해가 더 크면 가급적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시 재생사업 등 재검토 우선

주요 타깃은 도시재생 사업이 될 전망이다. 도시재생 사업은 최근 지구지정이 크게 늘어나 대규모 사업비 투자가 불가피하다. 또 다른 택지지구 사업과 달리 사업규모는 작으면서 주민 수가 많아 협의과정이 만만치 않다.

특히 올해 착수하기로 예정됐던 곳 가운데 춘천 우두 등 8곳은 아직 사업이 시작되지 않아 재검토 우선순위로 꼽힌다. 8곳에 투입되는 사업비는 5조 4000여억원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사업성이 떨어지더라도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주거환경개선사업 등은 원래대로 추진할 방침이다.

●2년뒤 하루 이자 100억 지불할 판

LH의 재무구조가 급속하게 악화된 것은 국민임대주택과 세종시 건설, 보금자리주택 등 주요 국책사업을 떠안으면서부터다. 현 추세대로라면 2012년에는 부채가 176조원에 달해 하루 이자가 1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이지송 사장은 지난해 10월 LH에 부임한 이후 강도 높은 재무구조개선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보유자산 매각이나 각종 사업 추진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성남시가 판교신도시 조성사업비 2300억원에 대해 지급유예를 선언해 궁지에 몰린 상태다.

LH는 다음달 중 4조원 규모의 ‘토지수익연계채권’을 발행해 유동성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LH가 이 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1999년 외환위기 이후 11년 만이다. 통합 1주년인 오는 10월 초에는 재무구조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2010-07-2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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