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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인수전 재계판도 바꾼다

현대건설 인수전 재계판도 바꾼다

입력 2010-07-01 00:00
업데이트 2010-07-01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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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책금융공사가 현대건설의 인수·합병(M&A) 작업 개시를 선언함에 따라 현대건설의 새 주인이 누가 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현대건설은 건설업계 1위 회사로, 지난해 매출액만 9조 2785억원의 ‘대어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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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누가 현대건설을 인수하느냐에 따라 인수사 산업군과의 시너지 효과는 물론 재계의 순위도 뒤바뀔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 현대중공업, 현대기아차 등 주로 현대가(家)에서 현대건설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다른 그룹에서도 군침을 삼킬 만하다. 다만 매각 금액이 최소 4조원 이상이어서 무리한 인수는 ‘제2의 대우건설 사태’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가장 적극적으로 현대건설에 관심을 내비치는 곳은 현정은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 현대그룹은 건설을 인수할 경우 그룹의 주력인 현대상선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재계(공기업 제외) 21위 규모의 그룹을 14위로 끌어올리면서 덩치를 키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무엇보다 현대건설이 갖는 상징성 때문에 현대가에서 현대그룹 위상이 높아질 수 있다.

현대그룹이 현대가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 정몽헌 회장과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대북사업을 계속해오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과의 재무개선약정 체결이 문제다. 만약 그룹이 재무개선 약정을 체결한다면 그룹은 인수자금을 마련할 방법이 없다.

이날 채권은행단은 오는 7일까지로 약정 체결 시간을 다시 연기했다. 그룹은 만약에 대비해 중동권 등 외부에서 자금을 지원받는 방안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표면적으로는 “현대건설 인수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이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볼 때 현대건설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대형 플랜트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점에 비춰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듯하다. 정몽준 전 고문은 최근 한 월간지 인터뷰에서 “현대건설을 인수해서 아파트를 지을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현대건설은 현대상선의 지분 8.3%를 가지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도 각각 17.6%, 7.87%를 갖고 있어 이 지분을 모두 합칠 경우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지배할 수 있는 규모가 된다. 이 경우 현대중공업과 현대그룹이 합쳐진 초대형 그룹이 탄생할 수 있다. 중공업 측은 그러나 “상선의 지분을 매입한 것은 투자 목적이며, 인수할 의지가 없음을 매입 당시부터 밝혀왔다.”고 인수가능성을 일단 부인했다.

현대중공업, KCC, 현대기아차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현대건설을 인수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4조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어느 한 곳이 부담하기에는 너무 크기 때문이다.

KCC는 2006년 현대중공업과 손을 잡았던 전력이 있고, 현대기아차도 현대엠코라는 건설사를 가지고 있어 이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그 밖에 LG그룹이나 롯데그룹, 신세계, 두산그룹, 한화그룹 등이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지만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편 현대건설 관계자는 “건설업을 잘 키워주고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낼 수 있는 기업에서 인수해 주었으면 하는 게 임직원의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2010-07-0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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