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리모델링 쉬운 ‘지속가능형 주택’ 내년 첫 도입
서울시가 ‘부수고 새로 짓는’ 현행 주택 재건축 패러다임을 ‘고쳐서 다시 쓰는’ 쪽으로 바꿔 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신축할 공공아파트는 자유로운 평면 변화가 가능한 기둥식 아파트로 지어진다.서울시는 2012년부터는 모든 공동주택 건축을 이 같은 방식으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나 민간 건설업체들은 분양가 상승을 이유로 부정적이어서 주목된다.
●내부 벽·설비 평면변경 가능
지속가능형 공동주택은 건축물의 골조는 그대로 유지하되 벽이나 설비 등은 필요에 따라 손쉽게 구조를 바꿀 수 있는 ‘라멘(Rahmen)’식 주택을 말한다. 아파트 전체는 기둥과 보(기둥 사이를 잇는 구조물)로 지탱하고 벽은 조립식 벽돌이나 석고보드 등으로 쌓아올려 쉽게 철거할 수 있도록 한다. 이렇게 되면 가구별 리모델링이 쉬워져 2가구를 1가구로 또는 3가구를 2가구로 통합할 수 있게 된다.
●공공부문 아파트부터 적용
시는 지속가능형 공동주택 보급을 위해 내년 1월부터 SH공사가 공급하는 공공부문 아파트에 이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민간이 짓는 아파트도 ‘지속가능형 공동주택’으로 지을 경우 현재 20%까지 운용되는 시의 용적률 인센티브와 별도로 10%까지 추가로 용적률 인센티브를 줄 방침이다. 이어 2012년부터 지어지는 모든 신축 공동주택을 지속가능형 공동주택으로 짓도록 할 계획이다.
시는 공동주택을 지속가능형 구조로 전환할 경우 주택수명 연장과 함께 ▲자원절약 ▲온실가스 감축 ▲자연생태지반 확보 ▲다양한 주거방식 수용 ▲건축기술 국제경쟁력 강화 등 ‘1석5조’의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건기 서울시 신주택정책기획단장은 “지속가능형 주택은 철근 콘크리트를 수명이 다할 때까지 쓸 수 있어 20~30년마다 집 전체를 부수고 새로 짓는 일을 반복하는 현 재건축 방식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업계 “분양가 상승” 난색
하지만 아직까지 건설업계에서는 라멘식 구조로 아파트를 지으면 골조 공사비 증가로 분양가가 높아지고 주민들이 기둥식보다는 벽식 구조를 선호한다는 등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정부가 먼저 지속가능형 주택 건설을 위한 법률적 기반을 마련해 이를 권장하고 있지만 이 방식으로 주택을 지으면 집안에 기둥을 세워야 해 평면구조가 나빠져 시공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는 “분양가격 상승이나 건설기술 문제 등 주택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면밀하게 검토해 실행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2009-11-1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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