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Fi’ 적이냐 동지냐

‘Wi-Fi’ 적이냐 동지냐

입력 2009-07-03 00:00
업데이트 2009-07-03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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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선 통신업계 고민의 계절

적이냐, 동지냐. 저렴한 가격으로 인터넷과 접속할 수 있는 와이파이(근거리 무선인터넷)가 통신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와이파이 기능이 내재된 스마트폰과 노트북, MP3 등의 단말기가 확산되면서 ‘디지털 노마드(유목민)’를 꿈꾸는 소비자들은 와이파이가 열어 주는 인터넷 공간에서 값싸게 음성통화와 데이터통신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수조원을 들여 3세대(G) 망을 깔아 놓은 이동통신사에게 와이파이는 자사망의 데이터 트래픽을 감소시켜 수익을 침해하는 위협적인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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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 이병기 상임위원은 최근 통신업계 CEO들에게 “기존 이동전화(3G)와 폐쇄된 무선데이터서비스에 머물면 와이파이를 이용한 무료 모바일인터넷전화에 이통사의 사업기반이 잠식당할 수 있다.”며서 “와이파이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더 커지기 전에 차세대 와이브로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와이파이의 위력은 애플의 아이폰(휴대전화)이나 아이팟터치(M P3 플레이어) 이용자들이 국경을 초월해 싼 가격으로 음성통화를 하거나 공짜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데서 잘 나타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아이폰이 아직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도 와이파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내 이통사들은 와이파이 기능을 제거할 것을 내심 원하지만 애플 입장에선 한국만 예외로 할 순 없다. 삼성의 햅틱 아몰레드 등 국내에 출시된 최신형 휴대전화에는 모두 와이파이 기능이 빠져 있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동통신과 반대로 유선전화는 와이파이 기능이 탑재된 인터넷전화(VoIP)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인터넷전화 이용자들은 케이블 초고속인터넷과 연동되는 와이파이 덕택에 집 안팎에서 저렴한 요금으로 통화를 할 수 있게 됐다. 인터넷전화 이용자가 4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도 와이파이의 위력을 가늠할 수 있다.

하지만 KT나 SK통신그룹 및 LG통신그룹은 이동통신과 유선전화 사업을 동시에 하고 있어 와이파이는 ‘계륵’ 같은 존재다. 이동통신 사업을 생각하면 와이파이가 밉지만, 집전화 사업을 생각하면 고맙기만 하다. 급기야 KT는 WCDMA(3G)와 와이브로, 와이파이를 한데 묶어 어디서나 끊기지 않고 음성통화와 모바일 인터넷이 가능한 3W 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AT&T, 스프린트, T모바일 등 미국의 거대 이통사들은 와이파이를 필수적인 서비스로 인정하고 3G망과의 연동을 시작했다.”면서 “국내에서 와이파이는 3G 및 와이브로와 긴장 관계에 있지만 소비자들의 수요가 증가하면 무선인터넷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용어클릭

●와이파이(Wi-Fi) 무선접촉장치(API)가 설치된 곳의 일정 범위 안에서 초고속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근거리 통신망(LAN)이다. API와 와이파이 기능을 탑재한 단말기가 2.4㎓ 고주파를 쏘며 인터넷망을 열어준다. KT의 넷스팟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2009-07-0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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