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FRB 의장이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연설에서 “현재의 금리정책이 적절한지 검토해 봐야 한다.”며 정책금리의 인하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한 지 하루 만이다.
글로벌 금융시스템이 동시에 녹아 내릴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한 상황에서 7개국 중앙은행은 대부분 0.5%포인트씩 정책금리를 내렸다.
더불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도 9일부터 예금과 대출금리를 0.27%포인트씩 전격 인하하기로 했다.
금융위기를 초래한 원인의 하나가 저금리에 따른 자산거품 때문이라는 문제의식에도 불구하고, 역설적으로 위기를 수습하려면 금리인하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미국은 기존 금리가 2.0%로 ‘바닥’에 가까운 상황이어서 금리를 낮춰도 금융위기의 타개는 물론 경기부양의 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유럽은 유럽대로 금융위기 해소를 위하여 각개 약진하는 분위기에서 탈피해 공조에 들어간 것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기가 그 만큼 절박하다는 뜻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동시다발적 금리인하의 1차적 목적은 유동성 공급의 확대이다.
금융기관은 금리인하폭만큼 자금조달 비용이 저렴해진다. 그 만큼 자금조달 여력이 더 생기는 셈이다. 미 FRB가 연방기금금리 인하와 함께 재할인율도 낮춘 것은 금융기관이 직접 중앙은행으로부터 빌리는 단기자금 조달 비용을 깎아 준 것이다.
하지만 이런 효과는 모두 이론에 근거한 것일 뿐 실제로 시장에서 그대로 움직여줄 것인지는 미지수이다.
뿐만 아니라 금융위기가 고금리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금리인하 효과에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실제로 금리인하 발표 이후에도 세계 주식시장은 혼조세를 거듭했다.
그럼에도 금리인하는 경제주체들에게 상당한 심리적 안정을 가져다 주는 효과가 있다. 특히 7개 주요국 중앙은행이 동시에 움직였다는 점에서 시장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