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한때 1164원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의 자금난이 가중되기 시작한 것은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발생한 직후인 지난주 후반. 리먼 사태 이전에는 중장기 달러 차입에 비용이 많이 들었지만 단기물은 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리먼 사태 이후 은행권의 외화자금 공급이 뚝 끊겼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추석 이후 7영업일 동안 1개월 이내 단기물을 구경하지 못했다.”면서 “금융사 간 하루짜리 금리인 오버나잇 금리 역시 3%까지 올라간 상황”이라고 말했다. 단기물을 구하지 못한 은행들은 스와프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국내 외화자금난은 외환시장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7원 오른 1158.2원에 마감됐다. 환율은 한때 1164원선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과 은행연합회, 각 시중은행 자금부 관계자 등은 24일 회의를 가진 데 이어 오는 29일에는 각 은행들이 외화자금난 해소를 위한 대안들을 최종 정리, 당국에 건의하는 자리를 갖기로 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외평기금이나 외환보유액 등을 통해 외환시장의 외화 공급량을 늘려달라는 내용이 금융당국에 전달될 것”이라고 전했다.
●불확실성이 더 큰 문제
더 심각한 문제는 외화 자금난이 언제 해소될지 모른다는 점이다. 미국의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 때문에 외국 금융기관들도 서로 자금을 주고받는 걸 꺼리는 상황이다. 바꿔 말하면 국제 금융시장 안정 없이는 외화자금 경색 현상 역시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금융연구실장은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이 가라앉을 호재가 당분간 나타나기 어렵고, 여기에 경상수지 적자 증가라는 국내 요인까지 겹쳐 상당 기간 외화자금난이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마땅한 해법도 쉽게 보이지 않는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간연구소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국제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이 좋아진다는 게 확실하다면 외환보유액을 써도 되겠지만 그럴 상황도 아니다.”라면서 “자칫 부족한 외환보유액만 날리는 결과를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조선사나 공기업 등이 외화자산을 헤지(위험 회피)하기 위한 달러화 수요를 줄이도록 유도할 수 있겠지만 그 결과 회사가 손실을 입을 수 있어 일방적으로 막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