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수협 (하)부실수협 회생의 해법은] 농수축협 통합 ‘함께 살 길’ 찾아야

[위기의 수협 (하)부실수협 회생의 해법은] 농수축협 통합 ‘함께 살 길’ 찾아야

입력 2004-03-26 00:00
수정 2004-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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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은 조합원들의 상호부조 및 비영리를 목적으로 세워진 이익단체다.

어민들이 생산한 수산물을 제값을 받고 팔도록 해주고 어촌계에 항만시설 등 어업관련 시설을 확충하는 게 주업무다.그러나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공적자금을 지원받으면서 사실상 경영권을 정부에 내맡긴 상태다.조합원을 위한 지원사업이나 정책자금 대출은 아예 다루지도 못한다.이에 따라 조합원들의 수협에 대한 불신은 커지고 있다.반면 수협도 ‘부실’을 조합원 탓으로 돌린다.

조합·조합원 서로 ‘네탓’

수협의 한 위판장에서 갓 채취한 물김이 위판되고 있다.그러나 대부분의 수협은 구매·위판 등 본연의 업무보다는 신용사업에 치중,조합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수협의 한 위판장에서 갓 채취한 물김이 위판되고 있다.그러나 대부분의 수협은 구매·위판 등 본연의 업무보다는 신용사업에 치중,조합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완도수협 한 관계자는 “일부 어민들이 정책자금 대출금을 갚지 않아도 되는 돈으로 여기고 있다.”며 조합원에게 화살을 돌렸다.김모(43·전남 완도군 신지면)씨는 “수협이 부실경영으로 출자한 자본금마저 날려버렸다.”며 “영어자금 대출을 받기 위해 광주나 목포 수협까지 가야 한다.”고 푸념한다.

단위 수협들의 수익구조를 보면 어민들의 불만을 확인할 수 있다.수협이 협동조합이라기보다는 소규모 ‘은행’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완도수협의 지난해 사업실적은 신용·상호·공제 대출 등 신용사업이 3664억 2300만원으로 전체 자금 운용의 75%를 차지한다.이 때문에 수협중앙회가 선정한 상호금융 전국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여수·목포 수협 등도 신용사업 비율이 70∼80%에 이른다.본래의 업무인 구매·위판 등 경제사업과 물양장 축조 등 지도사업은 미미하다.

이들 수협이 담당하고 있는 신용사업도 대부분 연리 12%에 이르는 상호대출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

김 양식업을 하는 이모(50·전남 해남군 송지면)씨는 “출자금을 돌려 받고 조합에서 탈퇴하고 싶으나,해남수협이 자본잠식 상태여서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 놨다.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도 수협과 조합원간 갈등에 한몫하고 있다.

2002년 11월 고흥지역 한 수협장은 조합돈 3500만원을 횡령하고,직원과 짜고 정책자금 1억 5800만원을 불법 대출해 줬다가 입건됐다.

목포지역 전직 수협장은 96년부터 2000년까지 결산보고를 통해 적자를 흑자로 날조,법인세까지 물게 했다.

지난해 8월에는 여수지역 수협 전 여직원이 고객 예탁금을 중도해지해 빼돌리는 수법으로 무려 45차례에 걸쳐 8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됐다.

목포수협 대의원 박종국(60·목포시 산정동)씨는 “대의원총회에서 예산결산서를 보고 1∼2시간가량 전무의 설명을 들어도 도통 모르겠더라.”며 감사의 어려움을 시인했다.다른 조합원은 “완전 자본잠식이 된 조합도 내리 4년 동안 조합장 임금이 조금씩 올랐다.”며 “회생이 어려운 조합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합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밖에도 이들 수협은 그동안 어판장·축양장 등 시설물 발주와 구매사업자 선정 등의 입찰 과정에서도 각종 잡음을 일으켜 왔다.서모(47·전남 여수시 돌산읍)씨는 “어민들이 수협 직원을 먹여 살리는 이상한 조합구조로 변하고 있다.”며 “그나마 조합직원들이 각종 비리에 연루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생 어려운 조합 과감히 정리

학·혈연 등의 연고를 이용,특채비율을 높이는 바람에 우수 인력 채용에도 실패했다.금융사고 빈발에 대한 대책도 세우지 않았다. 안강망 어업에 종사하는 이모(45·전남 목포시 동명동)씨는 “시장경제 원리에 따라 농수축협을 합병하고 투명한 회계처리 등을 통해 1차산업 관계자에게 이익을 되돌려 줄 수 있는 협동조합 체제로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남기창기자

cbchoi@seoul.co.kr˝
2004-03-26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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