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스토리 서울] (16) 등록문화재 11호 서울시의회

[테마 스토리 서울] (16) 등록문화재 11호 서울시의회

입력 2009-10-16 12:00
수정 2009-10-16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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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때 공연장→미군정 방송국→국립극장→의사당 고희 넘긴 근현대 서울의 산증인

“이곳에 근무하는 사람들도 시의회 건물의 역사를 듣고 깜짝 놀라곤 합니다.”

서울시의회 시설과 송정미 주임은 담담하게 건물의 생애를 풀어놨다. 1935년 옛 경성부 공연장인 ‘부민관(府民館)’으로 탄생해 광복 후 미군정 방송국, 국립극장, 국회의사당, 세종문화회관 별관, 시의회 등 차례로 옷을 갈아입고 살아온 삶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부민관은 당시 경성전기주식회사가 100만원을 기부해 지어졌다. 오늘날 화폐가치로 따지면 100억~15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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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태평로의 서울시의회 건물이 역사의 질곡을 간직한 채 우뚝 서 있다. 이곳은 공연장, 미군정, 국회의사당, 세종문화회관 별관 등으로 사용되며 70여년간 한국 근·현대사의 현장이 돼 왔다.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15일 태평로의 서울시의회 건물이 역사의 질곡을 간직한 채 우뚝 서 있다. 이곳은 공연장, 미군정, 국회의사당, 세종문화회관 별관 등으로 사용되며 70여년간 한국 근·현대사의 현장이 돼 왔다.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35년 부민관으로 건립 식민문화 홍보

공연예술사에 한 획을 그은 무용가 최승희의 공연은 대부분 이곳에서 열렸다. 일제 식민문화의 홍보 창구로 사용되면서 친일파 예술인들이 일본에 충성을 맹세했던 곳이기도 하다. 이승만 박사는 이곳에서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사사오입 개헌과 국가보안법 파동, 군사쿠데타에 따른 의사당 폐쇄와 박정희 대통령의 3선 개헌까지 모두 이곳에서 이뤄졌다. 특히 1966년 김두한 의원이 국무위원들에게 ‘똥물’을 투척한 사건은 지금까지 회자된다.

이곳은 1975년 국회가 여의도로 이사하면서 서울시에 회수돼 세종문화회관 별관으로 활용돼 오다 1991년부터 시의회로 사용되고 있다. 일제시대 부민관은 단성사, 경성의대병원, 화신백화점과 함께 이 시기를 대표한 건축물이다. 국가지정 등록문화재 11호이기도 하다. 문민정부 때 헐린 조선총독부와 해체수순을 밟는 옛 서울시청사와 달리 일제시대를 증언할 마지막 증인으로 남을 전망이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 선출한 곳

시의회 건물은 고희(古稀)를 넘겨 2015년 80세인 산수(傘壽)를 맞는다. 전형적인 철근·콘크리트 건물로, 100년은 거뜬히 버틸 모양새다. 정문 모서리의 63척(약 19m) 높이의 탑은 당시 경성 전역이 내려다보인 도심의 랜드마크였다.

송 주임은 “가공하지 않은 천연자갈과 모래, 전통 철근과 시멘트로 지어져 20~40년 주기로 재건축하는 요즘 건물보다 훨씬 단단하다.”며 “탑 위에는 일제시대 만들어진 국기 게양대 흔적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매년 7억 정도 유지보수비 소요

건물에는 비밀도 많이 숨어 있다. 시의회 건물은 애초 대지 4912㎡, 연건평 5676㎡로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로 지어졌지만 개·보수를 거치며 조금 작아졌다.

1968년 태평로 확장공사 때 시의회 건물이 축소되며 정문을 동향에서 남향으로 바꿔놓았다. 송 주임은 “1800석 규모의 대강당은 시의회 대회의실로 바뀌었지만 잦은 내부공사로 현재 400석 규모의 중강당은 자취도 없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매년 7억원 정도의 유지보수비가 소요되는 건물은 앞으로 친환경·주민친화형 건물로 꾸준히 변화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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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2009-10-16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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