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로 공무원] 서초구청 토목과 ‘아이디어맨’ 이재홍 과장

[내가 바로 공무원] 서초구청 토목과 ‘아이디어맨’ 이재홍 과장

유영규 기자
입력 2007-05-04 00:00
수정 2007-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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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재역에서 사당 쪽으로 남부순환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푸른잔디 옷을 입은 연두색 전신주와 가로등을 볼 수 있다.

주변 가로수들과도 제법 어울리는 모습에 녹색이 주는 시각적인 안정감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는 이 기둥은 사실 불법광고물을 막기 위한 구청의 고육지책이다.

전신주와 가로등 기둥에 인조잔디를 하나씩 붙인 것. 가로시설물에 덕지덕지 붙은 불법광고물은 어느 구청이나 고질적인 문제다. 오죽하면 ‘광고물을 떼는 것이 공공근로사업의 주 업무’라는 말이 나올까.

아무튼 인조잔디 부착물 덕분에 인근도로에서 미간을 찌푸리게 했던 불법 부착광고물은 사라졌다. 인조잔디 활용법은 서초구청 이재홍(51) 토목과장의 아이디어다.‘접합면이 줄어들면 뭔가를 붙이기 어렵다.’는 간단한 과학적 원리를 이용했지만 실제로 이런 반짝 아이디어를 내놓기란 쉽지 않다.

이 과장의 아이디어는 결국 지난해 서울시 행정혁신 우수사례로 뽑혔다. 게다가 인조잔디는 도심의 먼지, 소음까지 흡수하는 효과까지 있어 공사장 가림막으로도 사용되는 등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1979년 공무원이 된 이래 30년 가까이 토목전문 공무원으로 근무한 이 과장은 아이디어맨으로 통한다.

이 과장은 난지도 안정화 공사 당시 하수 슬러지 처리공법을 개선해 공사비 100억원을 절감했다. 또 폐타이어를 이용한 보도블록을 개발, 신지식공무원으로 선정돼 대통령표창도 받았다.

최근 그는 도시 전선들을 땅 밑으로 정리하는 ‘전선 지중화사업’에서도 공사주체를 개인이 아닌 구가 맡도록 하는 아이디어를 내 호응을 받았다. 그동안은 개인이 지중화 비용을 모두 부담했으나 이런 식으로 공사를 진행하면 한국전력이 공사비 50%를 부담해 주민들의 부담이 크게 준다.

그는 최근 후배들로부터 전화를 받는 일이 잦다. 아이디어거리 좀 달라는 읍소다. 아이디어 구(區)를 표방하는 서초구가 지난해 9월부터 직원에게 혁신 아이디어를 공모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 과장은 “어디서 그런 아이디어가 나오느냐.”는 질문에 “아이디어는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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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2007-05-0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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