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정의 독사만평] 고속철도 20년과 도롱뇽 소동

[정재정의 독사만평] 고속철도 20년과 도롱뇽 소동

입력 2024-04-04 01:36
수정 2024-04-04 01:3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천성산 도롱뇽 서식지 파괴 주장
2년 완공 지연, 2조 5000억 손실
도롱뇽은 지금도 잘 살고 있는데
누구도 책임 안 지고 어느덧 20년

지난 1일 고속철도 개통 20주년을 맞았다. 2004년 4월 세계 다섯 번째로 달리기 시작한 고속철도는 시속 300㎞로 속도 혁명을 일으키며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좁혔다. 누적 이용객 수는 10억 5000만명으로 국민 한 사람당 20번 이상 타고, 주행거리는 6억 4581㎞로 지구를 1만 6150바퀴 돈 셈이다.

고속철도 이용객 수는 해마다 증가해 지난해 하루 평균 23만명, 연간 8400만명을 실어 날랐다. 개통 당시보다 3배 이상 많다. 이에 따라 철도 전체에서 고속철도 이용객이 차지하는 비중도 18%에서 61%로 치솟았다. 반면에 고속철도에 밀려 항공 분담률은 급격히 하락해 수도권과 대구 또는 부산 구간은 한 자릿수를 맴도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고속철도의 장점인 짧은 소요시간, 높은 도심 접근성, 저렴한 운임 등이 장거리 여객을 대거 흡수한 것이다.

현재 고속철도는 8개 노선에서 103개 편성 열차와 69개 역을 운영한다. 하루 운행 횟수는 주말 기준 364회로 개통 초기 142회보다 2.6배 늘었다. 1시간 안에 고속철도를 탈 수 있는 영역은 37.5%에서 75.1%로 넓어지고, 그 인구는 82.0%에서 94.6%로 늘어났다. 고속철도는 기존 철도에 비해 평균 50.7%(152분)나 이동 시간을 단축해 1년에 2조 6000억원가량의 경제가치를 창출했다. 게다가 온실가스 배출량도 고속철도는 고속버스의 1.5분의1, 비행기의 5.8분의1에 불과하다.

고속철도는 이제 성년이 돼 대표적 친환경 신세대 교통수단으로 국민 생활 속에 굳건히 자리잡았다. 114년 전 제 손으로 단 1㎞ 증기철도조차 건설하지 못해 나라마저 일본에 빼앗겼던 쓰라린 경험을 돌아보면 고속철도의 위대한 발전이 자랑스러울 뿐이다. 국가의 투자, 철도인의 헌신, 국민의 성원이 한데 어울려 이룩한 쾌거다.

그렇지만 성취를 축하할 때는 반드시 어깃장을 놓은 사람이나 집단을 함께 기억해야 한다. 그래야 주요 국책사업을 무모하게 방해하거나 정쟁으로 일삼는 고질적 병폐를 고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부선 고속철도 2단계 동대구~부산 구간은 2003∼2008년 완공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승려 지율과 환경단체 등은 2001년 천성산 터널이 도롱뇽 서식지를 파괴한다며 이의를 제기해 189일 동안 공사를 중단시켰다. 대통령 후보 노무현은 2002년 12월 천성산 터널 백지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건설교통부가 2003년 2월 공사 입찰에 들어가자 지율은 1차 단식을 벌였다. 3월 대통령 노무현은 노선 재검토를 지시했다. 건설교통부는 시민단체와 노선재검토위원회를 결성해 검토한 끝에 원안 건설을 추진했다. 10월 지율은 2차 단식을 벌였다. 민변과 환경연합·녹색연합 등은 천성산 도롱뇽을 원고로 내세워 공사금지 가처분 소송을 냈다.

2004년 6월 천성산 터널 발파 작업을 개시하자 지율은 3차 단식에 들어갔다. 대통령 비서실 시민사회수석 문재인은 지율을 찾아가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사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10월 고속철도건설공단과 시민단체는 공동환경영향조사에 합의했다. 지율은 2005년 9월까지 4·5차 단식을 더 벌였다. 대법원은 2006년 6월 도롱뇽 소송 기각 및 각하 판결을 내렸다. 건설교통부는 2007년 11월 천성산 터널 굴착을 완료했다. 그리고 2010년 11월 1일 2단계 고속철도 동대구~부산 구간을 개통했다. 2년 이상 지연된 셈이다.

환경부는 천성산 터널 개통 이후 주위의 생태계를 계속 면밀히 관찰했다. 도롱뇽이 여전히 잘 살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렇지만 어처구니없는 도롱뇽 소동 등으로 2조 5000억원가량의 손실이 발생했다. 그런데도 심술을 부린 자들은 그 피해를 보전하기는커녕 더 출세했다. 국민도 그 책임을 추궁하기보다 지도자로 떠받들었다. 고속철도 20년의 명암이다.

정재정 서울시립대 명예교수

이희원 서울시의원 “‘서울별빛명소’ 흑석수변길 선정 쾌거”

서울시의회 이희원 의원(국민의힘, 동작4)은 어제인 지난 3일 동작구 흑석수변길이 ‘2026 서울별빛명소’ 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최대 10억원의 지원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흑석동 한강변의 이용 여건을 개선하고 야간명소로 조성하기 위해 동작구 및 서울시와 지속적으로 소통해왔다. 서울별빛명소는 동네 공원과 하천, 산책길 등에 지역 특성을 살린 야간경관과 여가공간을 마련하는 사업이다. 올해는 21개 자치구가 제출한 27개 사업을 대상으로 서류심사와 현장평가가 진행됐으며, 흑석수변길을 포함한 10곳이 최종 사업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에 동작구가 제안한 사업명은 ‘별, 달, 강을 품은 흑석수변길’로, 흑석동 260-5번지 일대의 교량 하부 유휴공간을 정비해 시민들이 야간에도 한강을 찾아 머물 수 있는 명소를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동안 한강 인근에 위치하고도 어두운 환경과 편의시설 부족으로 활용도가 낮았던 해당 구역의 접근성과 이용 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사업을 통해 교각에는 다채로운 미디어아트와 경관조명이 더해지고, 강변을 따라 안락한 휴게공간과 무장애 산책로, 러닝트랙 등이 구축된다. 이를 통해 방문객들은 한강의 야경을
thumbnail - 이희원 서울시의원 “‘서울별빛명소’ 흑석수변길 선정 쾌거”

이미지 확대
정재정 서울시립대 명예교수
정재정 서울시립대 명예교수
2024-04-04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