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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대면 초진 재외국민만 허용, 국내 환자는 봉인가

[사설] 비대면 초진 재외국민만 허용, 국내 환자는 봉인가

입력 2023-11-29 02:07
업데이트 2023-11-29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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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신산업 분야 규제 혁신 방안’ 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신산업 분야 규제 혁신 방안’ 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현행 의료법을 개정해 재외국민의 비대면 진료를 전격 허용하기로 했다. 그제 발표된 ‘신산업 분야 규제 혁신 방안’의 하나로 해외에 머무는 국민은 초·재진 따지지 않고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국 국적을 가진 해외 영주권자, 유학생, 여행객 등이 대상이다.

지난 6월부터 시범 운영 중인 비대면 진료는 내국인 재진 환자를 대상으로만 허용됐다. 초진은 장애인, 섬·벽지 주민 등으로만 제한됐고 약 배송은 불가능하다. 비대면 진료의 핵심을 빼버린 시범 운영으로 불과 몇 달 만에 업계는 고사 위기의 상황이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의 1, 2위 업체들이 사업 중단을 선언했다. 이런 현실이니 재외국민에게만 초·재진을 모두 허용하겠다는 정부 방침에는 “만시지탄 반쪽짜리”라는 비판이 나온다. 코로나 기간 비대면 진료 이용자의 99%가 초진 환자였다. 초·재진 구분 없이 이용할 날을 기다리는 국민에게는 계속 빗장을 걸겠다는 발상은 의료계 눈치만 살피는 내국인 역차별로 비친다. 이제 와서 재외국민 환자를 허용한들 사업을 접고 있는 플랫폼 업계를 회생시킬 묘수가 되지도 못한다.

30일 이내 같은 질병으로 같은 의사에게 진료를 받아야 ‘재진’인 기준은 비대면 진료의 족쇄나 다름없다. 원격의료 진료 수가를 30%나 높여 줬어도 조건이 까다로워 그나마 재진 진료마저 외면받는다.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은 국회에 6건이나 상정돼 있으나 약사·의사 출신 의원들이 업계 방패처럼 뭉개고 있다. 비대면 진료 이용자의 75%가 계속 이용하고 싶어 하는 의료 서비스가 이렇게 묶여 있을 이유가 없다. 당장 시범사업의 재진 범위부터 실효성 있게 늘리고 국회는 국민 의료 편익을 최우선한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
2023-11-2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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