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 기금사업 정착 땐 취향별 기부 늘 듯… 묶인 상한액 풀어야”[고향이를 부탁해]

“고향사랑 기금사업 정착 땐 취향별 기부 늘 듯… 묶인 상한액 풀어야”[고향이를 부탁해]

이은주 기자
이은주 기자
입력 2023-09-06 00:48
수정 2023-09-06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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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제 시행 8개월’ 점검·대책

‘고향사랑e음’ 지정 기부 기폭제
차별화된 지역사업 적극 홍보도

세액공제 10만→20만원 늘려야
은퇴자 답례품 적용 비율 50%로
법인·단체의 기부도 허용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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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남원에 고향사랑기부를 하면 지역 소아과병원의 야간 진료가 늘어난다. 서울 성동구에 낸 고향사랑기부금은 성동구 보호종료 아동의 사회 정착을 위한 자립지원금에 보태진다. 충북 제천은 연간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모은 기부금을 제천 종교문화 유적지 탐방 프로그램의 내실을 다지는 데 쓴다. 충남 홍성군은 고향사랑기부금으로 한과 제작 작업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올해 1월 1일부터 시작된 고향사랑기부제를 운영하는 243개 지방자치단체가 기금사업 논의를 본격화하면서 ‘고향사랑기부제 2.0’ 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는 10만원을 기부하면 연말 세액공제로 10만원을 돌려주고, 여기에 지자체가 3만원 상당의 답례품을 지급하는 제도쯤으로 인식됐다.

지역별로 특색 있는 기금사업이 준비되면 기부자의 신념과 취향에 맞춘 기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부터 고향사랑기부제의 온라인 창구인 ‘고향사랑e음’을 통해 지정기부제가 본격 도입되면 ‘취향별 기부’ 움직임은 계속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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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별 기금사업 정책은 답례품을 구상하는 과정과 정반대 수순을 따를 가능성이 높다. 고향사랑기부금 답례품을 준비할 때 지자체들은 지역 특산물을 우선 찾고 다른 지자체에서 마련한 이색 답례품을 벤치마킹해 제3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특산물 일변도에서 벌초, 지역 숙박 상품권, 관광지 이용권, 명예주민증, 지역화폐와 같은 보편적인 구색이 갖춰졌다.

반면 기금사업에서는 ‘차별화’가 중요한 요소가 됐다. 이미 ‘정원·생태도시’ 브랜딩에 성공한 전남 순천이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나와 유명해진 남방큰돌고래와 같은 자연자원을 가진 제주가 비교적 쉽게 차별화된 기금사업을 찾은 것과 달리 갈피를 못 잡는 지자체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순천은 순천만 습지 보존을, 제주는 남방큰돌고래 보호를 위한 해변 플로깅을 기금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한 기초지자체의 고향사랑기부금팀장은 5일 “기금사업이 명확하게 결정되면 기부금의 용도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거나 지정기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올해 하반기부터 기금사업에 착수할지, 일단 답례품 홍보에 역량을 쏟고 기금사업은 내년부터 본격화할지 논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도입 첫해라 여전히 답례품 구색 갖추기부터 기부제 대국민 홍보, 기금사업 선정 과정까지 다소 혼란스러운 모습이 연출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제도 정착을 위해 지금부터 제도 개선 지점을 빠르게 찾아 보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난 4일 ‘고향사랑의 날’을 기념해 열린 지역경제활성화포럼에서는 제도 개선을 두고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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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포럼에서 고향사랑기부제를 활성화하려면 기부금 상한액을 풀고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것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현재 고향사랑기부금은 연간 최대 500만원으로 제한돼 있다. 또 10만원까지는 전액, 1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16.5%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세액공제 규모가 작은 점이 기부 참여 저조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신승근 한국공학대 교수는 “세액공제를 현행 10만원에서 최소 20만원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 “답례품이 기부액의 30%인 점을 고려할 때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지금은 은퇴한 직장인 등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는 한계가 있다”면서 “세액공제를 신청하지 않는 기부자에 대해서는 답례품 적용 비율을 현행 30%에서 50%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범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정책연구실장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소 20만원에서 최대 40만원까지 기부금 세액공제를 확대하고, 답례품에 대해 기부금의 30% 이내라는 상한을 두는 것보다 40%로 상향해 기부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향사랑기부금 상한을 연간 500만원으로 제한한 것도 고액 기부를 막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이동률 경남 합천군 기획예산담당관은 “기부금 연간 상한액 폐지 또는 상향 조정, 법인 또는 단체의 기부 허용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자체별 답례품 목록에 지역화폐가 추가되는 양상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신 교수는 “경기·인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에게 서울 소재 자치단체가 지역사랑상품권을 답례품으로 제공한다면 사실상 현금 답례품을 받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김정환 서울시의원 “분리해서 버리라더니… 재활용 가로쓰레기통 속에도 종량제봉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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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윤영한 충북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일본에서는 이 제도가 동일본대지진 이후 기부 열기에 힘입어 활성화됐는데, 고향사랑기부제가 재난 지역에 빠르게 기부할 수 있는 방법이 됐던 것”이라면서 지역화폐 답례품의 유용함을 설명했다. 윤 연구위원은 “한국에서는 올여름 수해가 왜 고향사랑기부로 연결되지 못했는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23-09-0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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