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훈의 간 맞추기] 모두가 발전할 기회/변호사

[유정훈의 간 맞추기] 모두가 발전할 기회/변호사

입력 2022-08-30 19:46
수정 2022-08-31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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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훈 변호사
유정훈 변호사
미국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은 극단적인 대결 정치로 악명 높다. 공화당이 다수당일 때 상대방과의 대화와 타협은 없었고, 반대로 민주당 집권 때는 필리버스터, 연방정부 셧다운 등 모든 전략을 동원해 집권당 의제를 막아섰다. 똑같이 대통령 임기 말의 대법관 인사였지만, 2020년 트럼프가 지명한 에이미 코니 배럿은 일사천리로 인준한 반면 2016년 오바마가 지명한 메릭 갈런드에 대해서는 청문회조차 열지 않았던 게 대표 사례다.

매코널의 정치관을 극명하게 보여 주는 일화. 공화당이 2018년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을 잃은 후 2020년 대선에서 패배하고 상원 다수당마저 민주당에 넘겨주자 위기감을 느낀 여러 인사들이 개혁 방안을 들고 그에게 갔다.

이에 대해 매코널은 일관되게 “집권당은 가만 두면 알아서 욕먹고 망하게 돼 있으니 그럴 필요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런 행태는 정쟁에서 단기적 효과는 있을지 모르나, 공화당이 민심을 얻는 데도, 의회가 더 나은 미국을 만드는 데도 기여하지 못했다는 점은 명백하다.

더불어민주당이 새 대표를 선출했다. 3월 대선에서 대결한 두 사람이 이번에는 정부와 집권당을 이끄는 대통령과 제1야당의 대표로 맞선다. 윤석열 대 이재명 2라운드에 피로감을 느끼는 유권자도 있겠지만, 이런 일은 한국 정치에 늘 있었다. 김영삼은 김대중을, 김대중은 이회창을, 박근혜는 문재인을 야당 대표로 상대했다.

정권 교체는 모두가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정권을 잃은 정치세력에게는 국민들의 마음을 다시 얻기 위해 자신의 부족함을 반성하고 시정하는 계기가 된다. 선거에서 이긴 측은 이전 정부의 실패를 넘어 자신의 의제를 실현하고, 나아가 자신들이 그 전에 정권을 잃었을 때 잘못했던 부분을 만회할 수 있다. 여기서 민주정의 힘이 나온다.

이런 선순환이 작동하려면 정치세력들이 서로에게 부담스런 경쟁자가 돼야 한다. 정치인들은 힘들지 몰라도 국민에게는 좋은 일이다. 상대방의 수준이 낮으면 이쪽도 잘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고, 모두가 나아질 기회를 잡기보다 매코널처럼 상대가 망하기만 기다리는 정치 함정에 빠지게 된다.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근본적으로 이전 정부의 실책에 따른 정권 교체 여론을 업고 대선에서는 이겼지만 자신의 의제를 국민들에게 납득시키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반면 민주당은 선거에서 두 번 지고 비대위를 두 번 거치며 혼란을 겪었음에도 오히려 지지율은 오르고 있다.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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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31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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