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 이탈에 놀란 尹당선인, 여가부 폐지할 수 있을까

여심 이탈에 놀란 尹당선인, 여가부 폐지할 수 있을까

이슬기 기자
입력 2022-03-10 20:38
수정 2022-03-11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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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이하 여성 34%만 尹 지지
여성단체 “폐지 공약 철회하라”
김재원 “당내 많은 논의 있을 것”
야당 반대 땐 조직개편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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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운명은…
여가부 운명은… 10일 여성가족부가 있는 정부서울청사 복도에 적막이 흐르고 있다. ‘여가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20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여가부 존폐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뉴스1
‘여성가족부 폐지’를 대표 공약으로 앞세웠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여성 정책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던 윤 당선인의 성평등 인식에 의문을 제기하는 한편 여성 표심을 의식해 공약을 재검토할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10일 “윤 당선인은 구조적 성차별을 제대로 직시하고 헌법적 가치인 성평등 실현의 책무를 다하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이어 “성폭력 무고죄 신설과 ‘여가부 폐지’ 공약은 반드시 폐기돼야 한다”며 “여가부는 기능을 더욱 강화하고 모든 부처에 성평등 정책 담당 부서를, 실질적 권한을 가진 컨트롤타워로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민의힘 측은 “여성 정책을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여가부’라는 적폐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선대본부에서 고문을 맡았던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여가부는 권력형 성범죄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 일컫고, 대선에서는 ‘공약 개발’ 의혹이 불거지는 등의 원죄가 있다”며 “일단은 폐지하고 업무는 살린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여가부의 업무 중 성폭력 피해자 지원·예방 업무는 법무부로, 청소년 업무는 보건복지부로, 성별임금공시제 등 여성 고용 지원은 고용노동부로 이관하고 대통령 직속 또는 총리실 산하에 양성평등위원회를 두겠다는 안이다. 또는 아동·청소년·가족 업무를 포괄하는 부처를 신설하는 방안도 있다.

그러나 6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윤 당선인의 여성 지지율이 낮았던 것을 두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여성들 눈을 의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출구조사 결과 20대 이하 여성 중 58.0%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뽑았으며, 33.8%만 윤 후보를 뽑은 것으로 예측돼 ‘0.73% 포인트 차 신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소장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0대 남성이 그랬던 것처럼, 이번 대선에서는 20대 여성들이 정치적 주체로서 힘을 발휘했다”며 “윤 당선인은 청년 여성들의 정책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여가부 폐지’ 등의 공약을 재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여성들에게 소프트하게 접근하는 노력이 부족했다”며 여가부 폐지와 관련해 “많은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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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여소야대’인 가운데 여가부 폐지를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가 어려우리라는 예측도 많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그간 정부조직법 개정은 새 대통령의 의중을 존중하는 게 관행이었지만 여성들로부터 상당한 표를 얻은 민주당 입장에서 ‘여가부 폐지’를 선뜻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여가부 존폐 이슈를 선거용 득표 전략으로 쓴 정치권이 문제”라며 “지난 20여년간 여가부가 존립하면서 얻은 성과를 인정하고, 성주류화 정책 등에 더욱 힘을 실어 주는 쪽으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2-03-1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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