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뉴스] 인종차별 시위서 황당하게 학벌 자랑한 중국계 상원의원 빈축

[나우뉴스] 인종차별 시위서 황당하게 학벌 자랑한 중국계 상원의원 빈축

입력 2021-04-07 17:19
수정 2021-04-07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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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인 차별 저항 운동(Anti-Hate Rally)이 한창인 하와이 주에서 난데없이 ‘명문대’ 출신임을 강조한 중국계 미국 상원의원에게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논란의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하와이 주 의회 앞 마당에서 벌어진 ‘동양인 차별 금지’ 저항 운동 현장이었다.

당시 약 2000여 명의 하와이 주민들이 집회에 참여, 주최 측이 마련한 연단에 올라 개인 발언을 이어가던 중 스탠리 창 상원 의원이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이목이 집중됐다. 올해 39세의 스탠리 창 의원은 호놀룰루를 대표하는 민주당 소속 상원 의원이다. 대표적인 동양인 출신의 상원인 그는 평소 소수 민족과 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었다.

창 의원은 이날 수 천 명의 시위대가 지켜보는 가운데 연단에 올라 “극단적인 백인 인종주의와 극단주의로 비롯된 증오 범죄의 심각성이 사회에 표출됐다”면서 지난달 초 애틀란타에서 발생한 총기 사건의 심각성을 지탄했다. 당시 사고로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 6명을 포함해 총 8명의 희생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인종주의자들은)내가 가진 멋진 학위를 보는 눈은 없다”면서 “그들은 내가 하와이 주에서 고위직을 맡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그저 나를 피부색이 노란 동양인으로 판단할 뿐”이라고 발언했다. 이어 “그들(백인 우월주의자)은 바라보고 있는 그 이상의 높은 곳에 내가 있다는 사실을 보지 못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그의 발언이 스피커 너머 현장에 있던 집회 참여자들에게 전달되자 현장은 일순간 그를 지탄하는 성토의 현장으로 변했다. 현지 주민들은 “의원 역시 인종차별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특권 의식과 계급 의식을 드러낸 것”이라면서 “이번 발언은 결코 하루 이틀 만에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현장에 참석했던 하와이 주민 라일라니 맥세라는 “창 의원이 발언한 것을 듣고 내 귀를 의심했다”면서 “현장에 함께 있었던 남자친구에게 의원이 발언한 문장의 의미를 거듭 확인했을 정도다. 당시 현장 연단에 섰던 창 의원은 그야말로 최악의 발언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위 참여자였던 라히 응은 “동양인 차별 금지를 위해 모인 집회에서 오히려 학력 차별과 계급 차별 등을 강조한 상원 의원의 발언은 ‘빌어먹을’ 엘리트 주의일 뿐이었다”면서 “증오가 또다른 증오로 이어지게 만든 사례에 불과하다. 다음 선거에서 그의 실패를 기원하고 싶게 만드는 발언이었다”고 했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해당 의원은 자신의 SNS에 사과문을 게재하는 등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창 의원은 “연단에 올라 발언한 것은 실언이었다”면서 “나의 발언으로 인해 고통받은 많은 분들에게 사과하고 싶다. 하지만 당시 발언의 의도는 하와이에서 성장한 동아시아인이 피부색 때문에 공격받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저의 발언에 대해 저 역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나는 매우 저급한 수준의 발언을 했고, 이것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입었을 것을 인정하며 고개 숙여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지 학계에서는 당시 창 의원의 발언에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하와이 주립대학교 마노아 캠퍼스 조나단 오카무라 교수는 “창 의원은 주민들의 힘이 모아져 근무하는 ‘선출직’ 공무원”이라면서 “그가 가진 학위가 아무리 멋진 ‘하버드대’의 것이라 해도 그것으로 인해 다른 동양인과 달리 자신을 취급해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질 수는 없다”고 입을 열었다. 오카무라 교수는 이어 “그의 이번 발언은 오히려 동양인에 대한 증오 범죄를 양산하는데 기여하는 인종차별적인 발언 중에서도 심각한 수준의 것이었다”고 거듭 비판했다.

한편, 창 의원은 하와이 주의 오아후 섬 하와이 카이에서 다이아몬드 헤드 지역으로 이어지는 상원 9선거구를 대표하는 민주당 소속 의원이다. 그의 선거구는 하와이 주에서도 가장 부유한 지역으로 꼽힌다. 하와이 주 호놀룰루 시에서 출생한 그는 카할라 유치원, 카할라 초등학교 및 이올라니 학교 출신이다. 그는 이후 하버드대에 진학, 당시 하버드 로스쿨 장학금을 받으며 졸업장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된 바 있다. 2010년 초선 의원으로 호놀룰루 시 의회에 진출할 당시 그는 부동산법을 전공한 젊은 법률가로 먼저 알려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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