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하의 시시콜콜] 지자체 금고

[전경하의 시시콜콜] 지자체 금고

전경하 기자
전경하 기자
입력 2021-03-06 05:00
수정 2021-03-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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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일부터 경기도 금고은행이 농협·신한은행에서 농협·국민은행으로 바뀐다. 4년의 금고약정기간이 이달 말로 끝남에 따라 지난해 12월 경기도가 금고지정심의위원회를 열고 결정한 결과다. 제1금고인 농협은행은 일반회계와 지역개발기금 등 18개 기금을, 제2금고인 국민은행은 광역교통시설특별회계 등 10개 특별회계와 재난관리기금 등 6개 기금을 맡는다. 경기도 금고는 38조원 규모로 제1금고인 농협이 30조원을 관리한다. 지자체 금고는 2개까지 가능하며 약정기간은 최대 4년이다.

지자체 금고가 되면 보통 조 단위 규모의 세입과 세출을 관리한다. 거의 무이자로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이 확보되며 우량고객으로 평가받는 공무원과 가족, 산하단체 임직원들도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 은행 이미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안정적인 환경에서 상품 판매 등 공격적인 영업을 할 수 있다.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각종 사업에 우선 참여 기회가 주어진다.

지자체 금고 선정이 2012년 공개입찰로 바뀌면서 결정 기준은 행정안전부의 예규로 정해져있다. 100점 만점에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정성(25점), 자치단체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17점), 지역주민이용 편의성(18점), 금고업무 관리능력(22점), 지역사회 기여 및 자치단체와 협력사업(7점), 지역 특수성 등을 고려해 자치단체 조례 또는 규칙으로 정하는 사항(11점) 등이다. 지자체 금고를 노릴 정도의 은행들이다 보니 당락을 결정하는 변수는 지역사회 기여 항목이다.

대표적인 예가 2018년 서울시 금고 입찰이다. 서울시는 금고 운영기간이 그해 말로 끝날 예정이라 사업자 입찰 공고를 냈는데 처음으로 30조원 규모의 일반·특별회계예산 관리를 맡는 제1금고와 2조원 규모의 기금 관리를 맡는 제2금고를 나눴다. 그 결과 제1금고 운영자가 우리은행에서 신한은행으로 104년만에 바뀌었다. 당시 신한은행은 4년간 협력사업비 3050억원, 우리은행은 1000억원을 제시했다.

3050억원이 전부가 아니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신한은행에 내린 제재안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서울시에 금고운영을 위한 전산시스템 구축비용으로 1000억원을 제시했다. 금감원은 이 가운데 393억원은 “금고 운영 계약을 이행하는데 필요하지 않은 사항으로, 서울시에 제공한 재산상 이익에 해당한다”며 과태료 21억원을 부과했다.

지자체 금고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지방은행들이 상대적으로 경쟁에 취약해지면서 행정안전부와 금융위원회는 2019년 관련 제도를 강화했다. 협력사업비 배점을 줄이고, 특정 이용자에게 제공된 재산상 이익 뿐만 아니라 제공이 확정된 금액까지 더해 10억원이 넘으면 공시하도록 하고, 협력사업비가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을 초과하거나 전년 대비 20% 이상 증액되면 행안부에 보고하도록 했다.

전북, 강원, 충북, 대전, 경기 고양시, 경남 창원시 등의 지자체 금고 약정기간이 올해 끝난다. 기존 은행의 수성이냐 도전하는 은행의 탈환이냐가 올해도 계속된다. 은행들이 협력사업비를 얼마 제시할 지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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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 lark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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