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세대] 주택문제의 해결, 교통에서 답을 찾자/양동신 건설 인프라엔지니어

[2030 세대] 주택문제의 해결, 교통에서 답을 찾자/양동신 건설 인프라엔지니어

입력 2020-10-29 18:04
수정 2020-10-30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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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신 건설 인프라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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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 유럽은 사회, 경제, 기술, 정치적으로 유례없이 번성했다 하여 벨 에포크 시대, 즉 ‘아름다운 시절’로 표현된다. 하지만 당시 일상을 살아가는 도심 노동자 가족의 삶은 참혹하기 짝이 없었다. 도시계획가 피터 홀의 ‘내일의 도시’에는 당시 영국 런던을 묘사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썩어서 악취가 나는 한 방에서 두 가족이 거주하며, 천연두를 비롯한 각종 전염병에 노출돼 살아가는 일반 시민들의 삶이 묘사된다. 전염병의 발생 원인을 찾는 역학조사가 그즈음 런던에서 시작됐으니, 예상 가능한 풍경이다.

당시 런던에서 이런 삶을 살아가는 빈곤층의 비율은 30~40%였으며, 이는 다른 유럽의 대도시, 그리고 뉴욕 역시 비슷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이런 고밀화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일자리 인근에 살며 걸어서 출퇴근할 수밖에 없었던 물리적 제약 때문이었다. 다행히 20세기 들어서 이러한 문제는 급격히 해결됐는데, 그 실마리는 교통이었다. 20세기 초반 철도와 도로 등 교통망이 급격히 발달해 도심 외곽에 살더라도 일자리를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덕분에 확장된 도시들의 예가 도쿄 23구, 파리 20구 등이다.

서울의 역사도 이와 유사하다. 조선시대 한양도성에 불과했던 서울의 면적은 20세기 중반 인접 5개 군 일부를 편입하며 약 5배에 가까운 면적 확장이 이루어졌다. 확장된 면적을 커버하기 위해 서울시는 강변도로와 한강다리를 짓기 시작했고, 지하철과 외곽순환도로 등을 만들며 교통혁신을 이끌어냈다. 이런 노력이 없었다면 우리는 여전히 서로 한양도성 내에서 살고자 분투했을 것이며, 주거의 질은 벨 에포크 시절 노동자 가족의 삶과 같이 참혹했을 것이다.

안타까운 부분은 그런 ‘20세기 교통의 혁신’이 현재 거의 자취를 감춰 가고 있다는 점이다. 강변도로, 남산터널, 지하철 건설, 한강교량 등 교통인프라는 대부분 20세기 중후반에 만들어지고 21세기에 이르러서는 이렇다 할 신규 교통인프라가 존재하지 않는다. 있더라도 1969년 한남대교는 3년 만에 준공됐는데, 2020년 월드컵대교는 11년이 지나 준공될 예정이니, 오히려 퇴보하는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강남은 고인물과 같이 수십년째 가장 선호되는 주거지며, 주거지역의 층위는 딱히 변화될 여지가 안 보인다.

이런 차원에서 보자면 주택문제 해결을 위해서 조금 더 창의적인 사고로 서울 및 수도권의 대중교통 인프라 구축을 고민해 봐야 한다. 간선급행버스체계(BRT)망 구축, 대중교통 복합환승센터 구축, 경전철망 확대다. 한국의 대도시는 여전히 더 많은 교통인프라가 필요하다. 예산이 부족하다면 차량대수규제(COE)나 혼잡통행료(ERP) 정책 등으로 대중교통망 구축 예산을 마련한 싱가포르의 사례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조금 더 혁신적인 생각으로 지속가능한 교통망을 만들며 확장해 나가는 우리나라 도시들이 더 많이 등장했으면 한다.

이희원 서울시의원 “‘서울별빛명소’ 흑석수변길 선정 쾌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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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3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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