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칼럼] 송현동 땅 공원화와 경복궁 제모습 찾기/서동철 서울신문STV 사장

[금요칼럼] 송현동 땅 공원화와 경복궁 제모습 찾기/서동철 서울신문STV 사장

입력 2020-10-15 20:36
수정 2020-10-16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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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철 서울신문STV 사장
서동철 서울신문STV 사장
광화문광장에서 국립민속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있는 삼청동 방향으로 올라가려면 동십자각 사거리에서 좌회전해야 한다. 그런데 사거리 한복판에 있는 동십자각이 어떤 건물인지 아는 사람보다는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지금의 모습으로는 도무지 무슨 역할을 했던 건물인지 짐작조차 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동십자각은 경복궁의 동남쪽 모서리를 지키던 망루였다.

서남쪽 모서리에는 서십자각이 있었다. 경복궁 동남쪽 모서리 담장과 정부서울청사 북쪽의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엘리베이터 사이쯤에 있었다. 서십자각은 1926년 지금의 세종로사거리에서 당시 조선총독부 청사와 통의동을 거쳐 효자동에 이르는 전차 지선이 생기면서 철거됐다. 동십자각도 교통 흐름에 방해가 됐겠지만 섬처럼 고립됐을망정 헐리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정부와 서울시는 수없이 ‘경복궁 제모습 찾기’를 외치면서 많은 노력을 했고 적지 않은 성과도 있었다. 지금도 서울시는 광화문 앞에 월대를 복원하겠다면서 교통의 흐름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도 그렇고, 서울시도 그렇고 동십자각을 경복궁 담장에 다시 잇고 서십자각을 복원해야 경복궁 제 모습 찾기가 비로소 완성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누구도 입에 올리지 않는다.

그런데 서울시가 대한항공이 갖고 있는 경복궁 동쪽 송현동 땅의 공원화를 추진하면서 변수가 생겼다. 서울시는 대한항공이 먼저 토지주택공사(LH)에 이 땅을 팔면, 서울시가 다시 LH로부터 땅을 넘겨받는 일종의 삼각 거래를 추진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매각대금을 빨리 넘겨주어야 하지만 서울시는 당장 목돈을 주기 어렵기 때문에 생각한 고육지책이 아닐까 싶다.

동십자각을 경복궁 담장에 잇지 못한 것은 삼청동으로 가는 도로가 기존의 절반인 2차로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교차로의 상황은 더욱 어려워진다. 1970년 삼청동과 성북동을 잇는 삼청터널이 생기고, 이후 삼청동이 문화의 거리로 떠오르면서 교통량은 늘어날 대로 늘어났다. 그러니 누구도 동십자각을 잇자는 말을 꺼내기 어려웠다.

하지만 LH가 참여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송현동 땅 공원화는 그저 대한항공 부지의 공원화로 끝낼 일이 아니다. LH가 신도시 개발이나 도시 재개발을 추진하듯 이 일대 정비에 나선다면 경복궁도 제 모습을 찾고 송현동 땅도 공원으로 만드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땅뿐 아니라 대한출판문화협회, 법련사, 금호미술관 등 경복궁의 동문 건춘문에 이르는 삼청로 동쪽을 모두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하라는 것이다. LH는 이 지역 건물과 토지를 모두 매입해 동십자각을 다시 경복궁에 잇고 송현동 땅은 공원화하는 사업을 추진하면 된다. 건물이 수용된 사람이나 법인에는 경복궁 쪽으로 줄어든 길을 넓히면서 뒤로 물린 적정 면적의 땅을 다시 살 수 있는 권리를 주면 된다. 이런 방식이라면 공원화가 가능한 송현동 땅의 넓이는 다소 줄어들겠지만 그야말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동십자각이 제 모습을 찾은 다음에는 당연히 서십자각을 복원해야 한다. 정부서울청사에서 청와대를 잇는 효자로는 지금도 교통량이 많지 않다. 지금 이 길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청와대를 오가는 사람들을 위한 ‘의전용’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러니 서십자각 복원은 동십자각 제 모습 찾기에 비하면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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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동 땅 공원화는 서울시 사업이지만, 경복궁 제 모습 찾기가 더해지면 정부가 나서야 한다. 늦지 않게 문화재청과 LH의 관리감독 부처인 국토교통부, 서울시가 협의체를 가동하기 바란다. 다시 강조하자면 사실상 경복궁 복원의 마지막 기회다.
2020-10-16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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