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도에서 만난 입사 동기
발걸음이 급하길래 물었다
“뭐가 그렇게 바뻐?”
“소공녀에 가”
소공녀는 회사 건물 옆
나무 많은 아주 작은 정원의 줄임말
“꽃 보러?”
“아니 울러”
“울러”
“응 울러”
“나도 같이 가!”
힌두교 경전 ‘베다’는 말한다. 인간이 신이 되는 짧은 순간이 있다고. 두 사람이 사랑할 때. 지극히 순결하고 헌신적인 마음으로 사랑을 나누는 순간 인간 내면에 신성 버금가는 에너지가 빚어지고 한 아기가 세상에 태어난다. 모든 아기는 태어나는 순간 신성을 지닌다. 그 순간부터 아이는 신과 벗어난 인간의 시간을 헤엄치게 된다. 인간이 가장 인간적일 때 그때는 눈물을 흘릴 때다. 울고 있는 사람은 자신 안에 사는 외로운 영혼과 대화를 나눈다. 울고 있는 사람을 보면 함께 울자. 등을 토닥이며 코를 흥! 풀어 주자. 그 어떤 천박한 운명이나 쓰레기 꼰대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희망의 싹이 생길 것이다.
곽재구 시인
2020-08-28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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