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전 녹화 강의 사용·음란물 전송… 불만 큰 온라인 캠퍼스

16년 전 녹화 강의 사용·음란물 전송… 불만 큰 온라인 캠퍼스

김정화 기자
입력 2020-04-19 18:00
수정 2020-04-20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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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 대학가 인터넷 개강 한 달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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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이 이어지면서 대학들도 비대면 강의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개강 첫날이던 지난달 16일 광주대 도서관에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쓴 채로 온라인 강의를 듣는 모습. 광주 연합뉴스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이 이어지면서 대학들도 비대면 강의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개강 첫날이던 지난달 16일 광주대 도서관에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쓴 채로 온라인 강의를 듣는 모습.
광주 연합뉴스
“4월 말인데 아직도 중간고사 공지가 없네요. 시험이 오프라인인지 온라인인지, 평가방법이 뭔지도 몰라요. 아무리 비상상황이라지만 대학이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운영을 해도 되는 건가요.”(대학생 A씨)

코로나19 여파로 전국 대학이 지난달 16일부터 온라인 수업을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났다.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도 이어지는 가운데 1학기 수업 전체를 온라인으로 대체하기로 한 대학까지 나왔다. 유례없는 온라인 개강에 수업의 질이 떨어진다는 학생들의 불만은 계속 커지고 있지만, 온라인 캠퍼스는 여전히 삐걱대고 있다.

지난달 대학에서 온라인 강의를 시작한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대학생 커뮤니티 등 온라인 사이트에는 각종 ‘후기’가 올라왔다. 화면이 끊기고 서버에 접속할 수 없는 등 일시적인 해프닝이 다수였지만, 학습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도 많았다. 고려대에서는 한 수업에서 교수가 16년 전 녹화한 강의 영상을 재사용해 수강생들을 중심으로 비판이 일었다. 고려대 학생 커뮤니티 고파스에 글을 올린 한 수강생은 “단순히 2004년에 녹화된 강의를 재사용하는 게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3주차까지 강의에서 다룬 내용이 강의계획서에 올라온 학습 목표와 현저히 차이 난다”고 했다.

이에 교수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처음에 학교 측에서 온라인 강의를 2주 정도 한다고 해서 새로 서툴게 하는 것보다는 예전에 찍어 놓은 걸 활용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온라인 강의 기간이 연장되고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한 뒤에는 실시간 강의로 바꾸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한국외대에서는 한 교수가 사전 녹화강의를 올렸는데,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음란물로 추정되는 영상 여러 개를 전송받는 장면이 노출되기도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교수는 사과했지만, 학교 측은 해당 과목 교수를 교체했다.

이론뿐 아니라 실험과 실습이 필수인 예체능 계열과 공과대, 간호대 등 전공 학생들의 불만은 폭발 직전이다. 패션디자인과 전공인 한 학생은 “과 특성상 직접 옷을 만들 수 있는 장비가 있는 강의실이 반드시 필요하다. 다른 전공에 비해 등록금이 비싼 이유도 이런 강의실 사용료가 포함된 것”이라면서 “그런데도 온라인 강의로 수업이 대체돼 강의실을 사용할 수 없어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학생은 “수업의 절반 이상이 실습인 컴퓨터 수업을 수강하는데, 시간만 날리고 있다”면서 “교수님이나 조교님이 일일이 사용법을 알려주고 함께 도와주면서 해야 하는데 온라인으로만 하니 수업 내용을 이해하는 게 어렵다”고 말했다.

온라인 수업의 질이 기대에 못 미치다 보니 학생들의 만족도도 떨어진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지난달 대학생 626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 온라인 강의에 대해 ‘만족한다’(만족·매우 만족)고 답변한 사람은 응답자 5101명의 6.8%(347명)에 불과했다. 평균 만족도 점수도 5점 만점에 2.19점에 머물렀다.

중간고사를 앞두고 학생들의 혼란은 더욱 커졌다. 학교별로 시험을 교수 재량에 따라 운영할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한 학생은 “이번 학기에 6과목을 수강하는데, 중간고사를 1~2주 남기고도 시험을 어떤 식으로 할지 공지하지 않은 과목이 4개나 된다”면서 “시험을 갑자기 보겠다고 하는 것도 걱정이지만, 공정한 평가를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등록금 환불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도 계속 커진다. 대학생 단체 ‘코로나 대학생119’는 지난 1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에 50여개 사립대학 재학생 550명의 등록금·입학금 환불 신청을 전달했다. 1학기 수업 전체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한 이화여대에서는 총학생회가 매일 등록금 환원을 촉구하는 항의 행동을 하고 있다.

이런 비판이 계속되자 각 대학은 학과 특성에 따라 반드시 자격증 취득이나 실습 수업이 필요한 경우에 한해 대면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 193곳 중 절반 이상이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 대면수업을 시작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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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2020-04-2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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