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의 종교로 읽는 세상] 이참에 예배 방식을 확 바꿔 보면

[김성호의 종교로 읽는 세상] 이참에 예배 방식을 확 바꿔 보면

김성호 기자
입력 2020-04-05 23:52
수정 2020-04-06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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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여의도순복음교회(오른쪽) 등 많은 대형교회들이 현장예배를 축소했다가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감염병 확산은 예배 형식 변화 목소리도 키웠다. 왼쪽 사진은 감리교신학대에서 열린 ‘작은 교회 박람회’ 장면.  서울신문 DB·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로 여의도순복음교회(오른쪽) 등 많은 대형교회들이 현장예배를 축소했다가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감염병 확산은 예배 형식 변화 목소리도 키웠다. 왼쪽 사진은 감리교신학대에서 열린 ‘작은 교회 박람회’ 장면.
서울신문 DB·연합뉴스
국내 대형교회에서 매주 펼쳐지는 주일 예배 광경은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한다. 이른 새벽부터 많게는 여섯 번까지 진행되는 예배마다 신도들은 예배 공간을 가득 메운다. 그 정성만 보자면 해외 기독교계가 한국 종교에 ‘부러움 반, 비아냥 반’의 찬사로 붙이는 ‘종교 천국’이 괜한 게 아니다. 예배 참석 신도 수는 개별교회의 교세와 교계에 미치는 영향력의 잣대다. 신도 수를 앞세운 교회의 성공 신화는 거개의 교회들에 선망의 대상이 되곤 한다.

코로나19 사태는 교회의 현장 집합예배를 보는 시선을 바꿨다. 한 공간에 신도들이 대규모로 모이는 예배는 싸늘해진 시선을 넘어 지탄의 대상으로까지 전락한 것 같다. 신천지교회 이후 매일처럼 전해지는 교회 예배의 집단 감염으로 공포와 실망이 높아진 상황이다. 많은 이들은 교회 예배를 통한 집단 감염을 미리 막고 억제하자는 정부와 서울, 경기 등 지방자치단체의 강력한 제재 조치에 대해서도 그리 나쁘지 않다고 여기는 듯하다.

그런 반면 최근 보수 성향 대형교회와 연합단체들은 돌연 정부와 지자체의 예배당 예배 금지 조치를 ‘종교 탄압’으로 규정해 반발하고 나섰다. 코로나19가 확산 일로에 있던 무렵 목소리를 낮춰 정부에 호응하던 입장과는 딴판이다. 부활절에 앞서 온라인예배로 진행해 온 예배를 현장예배로 되돌릴 움직임도 속속 감지된다.

하지만 이런 대규모 현장예배를 편들고 추종하는 예찬론은 사실상 힘을 잃는 추세다. 대신 소규모 예배나 공동체 모임을 통해 예수님 본연의 뜻에 충실하게 따르자는 작은 교회들이 생겨나고 있다.

전국에서 소문 없이 퍼져 가는 ‘예배당 없는 교회’는 더이상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십자가나 담임 목사조차 일부러 갖추지 않은 채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의사 결정 방법을 택하는 교회도 수두룩하다. 일반인의 시선은 잘 미치지 못하지만 매년 가을 감리교신학대 등에서 열리는 ‘작은교회 박람회’엔 예수의 본질을 제대로 알고 옹골차게 실천하자는 수백개 작은 교회들이 정보를 나누고 동참을 권유한다. 실험적인 목회와 신행으로 신앙의 전환을 모색하는 행렬들이다.

그런 작은 교회들이 뿌리를 내리고 확산하는 까닭은 분명해 보인다. 물질 우선주의에 치우친 교세 성장에 대한 반발, 세상 추이에 발맞추지 못하는 교회와 목회자에 대한 실망감이다. 개신교계 통계에 따르면 2019년 현재 이런저런 이유로 교회에 나가지 않는, ‘가나안 신도’는 전체 개신교 신자 1000만명 중 25%에 달한다.

한국 교회들은 1970~80년대 산업화에 편승해 교세를 일궜다. 물량 우선주의에 기운 대형 교회는 1990년대 들어 신도 포화상태에 빠졌고 신자 증가도 기울기 시작했다. 2007년 분당샘물교회 신도들의 아프간 피랍사태도, 포화 상태의 국내 교회를 바깥에서 해결해 보자는 무리한 전도의 시도로 보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나라 밖으로 눈을 돌리는 교세 확장 말고도 사찰이나 지하철 등 장소를 가리지 않는 개신교 신자들의 전도 방식은 이제 법적 제재 대상으로까지 여겨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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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예배당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획산하면서 예배 형식을 바꾸자는 주장이 부쩍 늘고 있다. 교회들이 정부와 지자체의 집합예배에 대한 행정명령 등 강력한 조치를 ‘종교 탄압’으로 몰아세우던 무렵,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는 거꾸로 현장예배를 비판하고 나섰다. “예배당에 나오지 않는 것을 ‘정죄’하는 분위기가 되면 교회 공동체 내부에 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한국 교회도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일상’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의 입장도 예사롭지 않다. “집단예배를 강행해 사회 불안을 조성하는 것은 종교의 공공성을 망각한 수치다. 이웃을 향해 눈을 돌려보라.”

예수님은 ‘두세 사람이 모이는 곳에 내가 너희와 함께 하겠다’면서 성전을 허물라고 외치지 않았던가. “이참에 예배 형식을 확 바꿔야 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위기라는 코로나19 광풍 속에 시나브로 쏟아지는 목소리에 이제 개신교계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굳이 코로나19 때문이 아니더라도.

이희원 서울시의원 “‘서울별빛명소’ 흑석수변길 선정 쾌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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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us@seoul.co.kr
2020-04-0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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