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하의 시시콜콜] 개학연기의 불편한 풍경

[전경하의 시시콜콜] 개학연기의 불편한 풍경

전경하 기자
전경하 기자
입력 2020-03-07 05:00
수정 2020-03-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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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친한 아들 친구 엄마가 전화를 걸어왔다. “나이스(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 간신히 접속했는데 (올해 고등학교 2학년인) 아들이 어느 반에 배정됐는지 알 수 없다”며 혹시 뭐를 잘못했는지 물어왔다. 답은 “기다려야 한다” 였다.

매년 3월 2일 개학날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중요한 날이다. 어느 반에, 어떤 친구가 배정됐고 담임은 누구인지 확인하는 날이어서다. 개학이 미뤄져 만나서 확인할 수 없게 되자 모두 나이스로 몰려갔다. 접속이 폭주하자 나이스는 이틀간 먹통이 됐다. 지금은 접속하면 “접속이 폭주해 서비스가 일시적으로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학생의 진급 반 정보는 재학 중인 학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확인 시기는 학교 행정 처리 여부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내용의 팝업창이 뜬다. 배정된 반을 나이스의 생활기록부 항목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뜨던 팝업창은 사라졌다. 학교별로 생활기록부 입력 시기가 달라 확인이 안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개학 연기 결정은 지난달 23일 발표됐다. 일주일 동안 교육당국은 개학 연기가 가져올 상황에 대해서는 생각을 못했던 모양이다. 전국의 모든 학생과 학부모가 나이스로 몰려가기 전에 초등학교는 2일, 중학교는 3일, 고등학교는 4일 등 접속시간대를 달리 하도록 유도했다면 먹통이 되는 사태는 피했을 거다.

개학이 2일에서 9일로, 그리고 23일로 3주간 연기되면서 결식아동은 좌불안석이다. 이들은 때론 학교에서 먹는 점심이 유일한 한끼였다. 급식을 먹을 수 없는 방학에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점심을 지원했다. 지자체로부터 급식 지원을 받는 만 18세 미만 아동은 35만여명. 개학이 연기되면서 지자체는 도시락배달, 꿈나무카드(서울시의 아동급식카드) 추가 입금 등을 하고 있지만 어떤 지자체는 아동급식신청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가 모든 지자체에 결식아동에 대한 지원을 방학 수준으로, 아동이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는 방법으로 해달라고 했으면 결식아동이 마음을 졸이는 일은 없었을 거다.

3주 개학 연기는 고3 수험생들에게는 치명적이다. 수시 전형에는 3학년 1학기까지의 학생부가 반영되는데 나이스 입력시한은 8월 말이다. 해서 현장에서는 3주의 개학연기로 여름방학이 줄겠지만 학생부 마감은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입 일정과 관련해 고3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안이 큰데 이 부분에 대한 교육부 설명은 없다.

전국 단위로 3주간 개학이 연기된 것은 처음이다. 처음 부딪히는 상황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뭐가 궁금하고 필요할 지를 고민해 관련 정보를 미리 제공하고 혼선을 피하는 것이 교육당국의 할 일이다. 입시제도 등 교육 전반에 대해 온 국민의 질타를 받고 있는 교육당국에 무리한 기대를 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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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 lark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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