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천덕꾸러기’ 수영연맹, 6년간 뭘 했나/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오늘의 눈] ‘천덕꾸러기’ 수영연맹, 6년간 뭘 했나/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최병규 기자
입력 2019-07-28 23:46
수정 2019-07-29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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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린 열이레 동안 정작 개최국인 대한민국의 수영을 대표하는 대한수영연맹은 ‘꿔다 놓은 보릿자루’도 모자라 말썽만 피운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 12일 개막한 이 대회는 FINA가 주관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이자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 대회가 잘 진행되도록 뒷받침하고 이끌어 나가야 할 책임은 연맹에 있었다. 이번 대회의 살림살이가 왜 그 모양이었냐고 핀잔을 주는 게 아니다. 바란 건 ‘인재 농사’였다.

한국 수영은 세계 수준과는 아직 거리가 멀다. 수영에 대한 저변이 그만큼 약하기 때문이다. 경영에서의 한국기록 두 개가 이번 대회 연맹이 수확한 초라한 낟가리였다. 광주 개최가 확정된 건 2013년 7월이었다. 꼭 6년 전이다. 이 기간 없는 선수들을 발굴하고, 있는 선수들을 더 키우는 게 연맹의 임무였다.

그러나 대회 준비에 온 힘을 쏟아부어도 모자랄 판에 연맹은 재정 악화와 집행부 인사들의 비위로 2016년 3월 대한체육회 관리단체로 지정된 뒤 2년 3개월 동안 수장 없이 표류했다. 지난해 5월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을 새 회장으로 뽑아 조직 재정비에 들어갔지만 곳곳에서 삐걱대는 잡음을 내는 건 달라지지 않은 듯하다.

연맹 집행부 내 해묵은 경기인과 비경기인 출신 간 갈등과 엇박자는 광주대회 이틀 만에 드러났다. 후원사 늑장 선정 탓에 선수들은 ‘KOREA’라는 국적 표기 대신 브랜드 로고를 흉하게 테이프로 가린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서 망신살을 샀다. FINA의 대회 규정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수모에 태극마크를 새겼다가 부랴부랴 지우고 나라 이름만 검정 매직으로 그린 채 다시 출발대에 서는 코미디 같은 광경도 벌어졌다.

지난 25일 여자 계영 800m에 나서 12위까지 주는 내년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지만 결선 진출이 무산된 4명의 선수는 “소집이 늦어지는 바람에 손발을 맞춘 건 광주에 온 뒤 고작 5일 정도였다. 명단이 일찍 나왔으면 준비를 더 착실히 했을 텐데 대회 2주 전인 6월 말에야 나와 준비할 시간이 너무 없었다”고 연맹의 안일한 대표팀 운영에 공개적으로 섭섭함을 드러냈다.

이는 대한체육회와 생활체육협의회가 유기적으로 결합하지 못한 대표적인 부작용 사례로 보는 시각이 팽배하다. 연맹은 뼈저린 자기반성의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그러지 못한다면 ‘국민에게 사랑받고 꿈과 희망을 주는 연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성원을 바란다’는 김지용 회장의 취임사는 공염불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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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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