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유산 톡톡] 토지 번호가 거리 이름 된 ‘서교 365’ 독특한 건물에 서울의 역사 오롯이

[미래유산 톡톡] 토지 번호가 거리 이름 된 ‘서교 365’ 독특한 건물에 서울의 역사 오롯이

입력 2018-06-20 17:34
수정 2018-06-2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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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그랜드투어 일행이 찾은 홍대에는 서교 365와 연남동 기사식당거리 등 단 두 개의 서울미래유산이 지정돼 있다. 홍대 앞은 ‘천의 얼굴’을 가진 흥미로운 문화 공간이지만 역사가 일천하기 때문에 서울미래유산 지정 기준에는 다소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다만 최근 클럽문화와 게스트하우스, 버스킹, 프리마켓 등 대중 유흥문화 일변도의 홍대에 경의선 숲길과 책거리의 조성은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인다. 서교 365는 용산에서 당인리발전소를 연결하던 폐선로를 따라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상가거리다. 도시의 역사와 다양한 사람들의 삶이 만나 특이한 경관을 만들어 내고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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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선 홍대입구역과 서강대역 사이에 2016년 조성된 경의선 책거리. 와우고가차도 아래에는 ‘경의선 책거리역’이라는 이정표가 서 있다.
경의선 홍대입구역과 서강대역 사이에 2016년 조성된 경의선 책거리. 와우고가차도 아래에는 ‘경의선 책거리역’이라는 이정표가 서 있다.
오랜 세월에 걸쳐 누적된 서울의 역사가 형성돼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옷가게 거리로 불리는 서교동 365-2번지~26번지까지 23개 필지에 들어선 이 낡은 건물들은 홍대 앞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며 동시에 가장 의미 있는 건축물들이기도 하다. 지번이 거리의 명칭으로 굳어졌다.

서교 365의 시작은 1976년 화력발전소의 연료가 석탄에서 가스로 대체되면서 폐선이 된 철둑을 따라 들어선 건물이 가게나 작업실로 사용되면서 지역 주민들의 생활 터전이자 예술 공간으로 남게 됐다. 이 건물이 독특한 것은 시간의 흔적을 드러내는 외관에 있다. 건물의 폭은 2~5m 정도. 높이나 재료가 제각각인 2~3층 건물들이 250m 이어져 있다. ‘주차장길’이라 부르는 넓은 길과, ‘서교시장길’이라 불리던 좁은 길 사이에 놓였다.동교로 연남파출소에서 북쪽으로 이어지는 약 400m 구간은 ‘연남동 기사식당거리’로 불린다. 1970년대 후반∼1980년대 초반 순댓국집을 시작으로 저렴하고 맛도 좋은 식당들이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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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선 책거리 입구에 마포구에서 설치한 상징 조형물.
경의선 책거리 입구에 마포구에서 설치한 상징 조형물.
자연스레 주머니 사정이 녹록지 않은 택시운전사들이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서울 곳곳의 기사식당 밀집 지역 중 가장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서울시는 ‘30년 넘도록 시간이 부족한 택시운전사들이 식사하면서 짧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사랑을 받아 왔다’며 이 거리를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지정만 할 뿐 사후 관리나 지원은 없었다. 요즘 서울에서 가장 핫한 ‘연트럴파크’가 서울미래유산 연남동 기사식당거리를 잠식하고 있다.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살아난 경의선 숲길 공원에 밀려 한때 10곳이 넘던 거리의 기사식당은 계속 줄고 있다.

서울미래유산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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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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