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 포커스] ‘통일 시대’ 남북 체육교류/김동선 경기대 스포츠과학부 교수

[금요 포커스] ‘통일 시대’ 남북 체육교류/김동선 경기대 스포츠과학부 교수

입력 2018-05-03 22:58
수정 2018-05-04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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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이상 지속된 분단 때문에 남북 간에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이질화가 심각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규칙과 경쟁 속에서 서로의 몸을 부딪히며 말하는 스포츠는 남북한 관계 개선의 가장 효과적이고 실효적인 수단이 된다. 문재인 정부 들어 그 첫 번째 이벤트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었다.
김동선 경기대 스포츠과학부 교수
김동선 경기대 스포츠과학부 교수
평창동계올림픽은 긴장과 반목으로 바짝 말라 있던 남북 관계에 평화의 기운을 돌게 했다. 남북이 하나가 될 것 같지 않던 메마른 땅에 화해와 협력의 샘물을 솟게 하는 마중물이 돼 남북 정상 사이 직통전화 개설, 북ㆍ중 정상회담,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ㆍ미 정상회담으로까지 나아가게 만들었다.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채택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에도 남과 북은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켜 나가기 위해 각계각층의 다방면 협력과 교류 왕래, 접촉을 활성화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다시 한번 남북 화해와 협력을 위해 스포츠가 선제적이고 실용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두 바가지의 마중물을 부었다. 때문에 남북 스포츠교류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2018 자카르타ㆍ팔렘방아시안게임, 2018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2020 부산세계탁구선수권, 2020 도쿄올림픽,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등 굵직한 국제대회가 연이어 열려 남북을 함께 아우르는 장이 잇따라 마련된다. 정상회담 성공으로 서울시 등 광역자치단체들도 남북 스포츠 교류사업 준비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18 자카르타ㆍ팔렘방아시안게임에 농구, 유도, 체조, 정구, 카누, 조정, 탁구 등 7개 종목 협회가 단일팀 구성의 가능 여부를 타진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구성되는 과정에 협회와 선수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논란이 있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이를 겸허히 받아들여 협회와 선수들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선수들의 연금이나 병역 문제와 같은 피해가 없어야 하겠다.

김 위원장은 예술단 평양공연 때와 정상회담 도중에 경평(京平)축구보다 농구 교류를 제안했다고 알려졌다. 농구는 1999년 류경정주영체육관 기공 기념 행사로 현대 남자팀, 현대산업개발 여자팀이 서울과 평양에서 경기를 했고, 2003년에는 개관 기념 행사로 평양에서 경기를 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성사 가능성이 가장 높다.

김 위원장이 2015년 3월 전국체육인대회 친필 서한에서 언급한 여자축구, 마라톤, 유도, 권투, 레슬링, 역도, 탁구, 기계체조, 양궁 등 9개 종목과 남북 상호 전략종목이라 볼 수 있는 사격, 농구, 태권도 등이 향후 추진 가능한 종목이다.

남북 스포츠 교류는 단기적 성과만을 노리는 단발성 이벤트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 북한 주민들과의 접촉면을 넓힐 수 있는 교류, 스포츠만의 개별 교류보다 사회문화·보건의료와 함께 이루어지는 다차원 교류가 바람직하다. 남북 스포츠 교류의 시행 주체는 민간 및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사회적 시스템에 의해 이뤄져야 하며 중앙정부는 기반 마련과 재정 지원 등의 역할에 치중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정착하고 통일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탈정치성이 담보된 상호신뢰 및 평등의 원칙, 상호 이익의 원칙, 민족 동질성 회복의 원칙 등이 존중됨으로써 스포츠에 내재된 평화적 수단으로서의 역량을 실현시켜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남북 스포츠 교류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전담기구를 아직까지 마련하지 못한 점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하나 제안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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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스포츠 교류 과정에서 야기되는 문제점을 진단하고 조정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전문가들로 ‘남북체육교류협력추진위원회’ 같은 기구를 만드는 한편 남북체육회담을 정례화했으면 좋겠다.
2018-05-04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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