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균미 칼럼] 평창, 文 대통령에게만 기대나

[김균미 칼럼] 평창, 文 대통령에게만 기대나

김균미 기자
입력 2017-09-20 23:02
수정 2017-09-21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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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균미 수석논설위원
김균미 수석논설위원
서울시청 광장에 세워진 평창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 ‘반다비’ 대형 모형 뒤의 카운트다운 현황판 숫자가 오늘로 ‘141’을 가리킨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까지 넉 달 조금 넘게 남았는데 전혀 올림픽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30년 전 온 국가가 떠들썩하게 수년씩 준비했던 서울올림픽 때와는 사회·정치·경제 상황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르다. 그 뒤로 아시안게임 2번, 월드컵, 세계육상대회 등 굵직한 국제대회를 개최해 호들갑 떨지 않을 정도로 민도도 성숙해지고, 관심도 다양해졌지만 그래도 지금의 무관심은 과하지 않나 싶다. 지난해 터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남아 있고,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인한 안보 불안에 치솟는 청년 실업률 등 현안들에 밀려 평창에 눈 돌릴 여유들이 없어 보인다.

실종된 올림픽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기 위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의 활동이 9월 들면서 부쩍 늘었다. 3수 끝에 유치한 올림픽인데, 어느 정권에서 유치했든, 성공적으로 치러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느껴진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평창을 찾아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외교부는 지원 협의체를 최근 지원단으로 격상했다. 무관심하던 여론도 11월 17일 발행되는 올림픽 기념 2000원짜리 지폐 예약 판매에 몰리면서 관심을 보이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현재 가장 열심히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를 하고 있는 사람은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다. 유엔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뉴욕을 방문하고 있는 문 대통령은 북핵 외교와 함께 평창 홍보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수호랑 반다비 인형을 선물로 건네며 ‘평창 평화올림픽’ 지원을 요청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주요 정상들을 만날 때도 평창 두 글자를 빼놓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특히 북한의 도발로 한반도 안보 상황을 우려하는 전 세계의 우려를 익히 알고 있는 터라 완벽한 안보올림픽을 다짐하며 북한 걱정하지 말고 평창에 오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현재 개·폐회식장과 주요 경기장의 공사 진행률은 90~96%. 연말까지는 모든 공사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원주~강릉 복선철도가 12월 중 개통되고, 서울~강릉 간 KTX도 11월 4일 시운전에 들어간다. 문제는 입장권 판매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12일까지 전체 목표량 107만매 가운데 25%인 27만매만 판매됐다. 벌써 공무원들에게 입장권이 할당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청탁금지법 위촉 여부를 따져봐야겠지만 대기업과 은행들에도 협조를 요청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금융당국의 당부에 주요 은행장들은 다음달 평창에서 은행장회의를 열고 후원금을 모아 조직위원회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한다. 최순실 사건 이후 주춤했던 업계의 후원금 모금이 제한적이나마 불가피하게 되살아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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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서 당긴 평창올림픽 분위기 조성은 이어져야 한다. 대통령은 매일 출근해 집무실에서 일자리 상황판을 점검하듯, 내년 2월 9일 개막일까지는 올림픽 점검 현황판을 설치해 함께 챙기면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다. 성화 봉송이 시작되는 11월 1일과 우리 정부가 유엔 총회에 제출한 올림픽 기간 중 전 세계의 분쟁 중단을 요구한 휴전 결의안이 채택되는 11월 13일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도 미리 준비하길 바란다. 한국 출신의 유명 동계 스포츠 선수들이 다른 나라의 선수들을 초청해 함께 홍보 활동을 한다면 결의안 채택뿐 아니라 평창 홍보에도 도움이 될 거라는 바흐 IOC 위원장의 조언은 참고할 만하다. 입장권 판매와 관련해서는 매달 셋째 주 수요일 문화활동을 지원하는 ‘문화가 있는 날’ 행사를 한시적으로 확대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면 어떨까 싶다. 천문학적 예산이 들어간 올림픽시설이 경기가 끝난 뒤 애물단지로 전락하지 않도록 제대로 된 활용 방안도 빠뜨려서는 안 된다.

2017-09-2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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