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의 사회면] 아파트 소사(小史)/손성진 논설실장

[그때의 사회면] 아파트 소사(小史)/손성진 논설실장

손성진 기자
입력 2017-06-11 22:38
수정 2017-06-12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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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 서울 종로구 행촌동에 3층짜리 아파트가 지어졌다. 당시로서는 드물게 욕실과 양변기가 설치됐다. 온돌 아궁이가 있었다. 1958년 서울 종암동에 아파트의 모양새를 갖춘 ‘종암아파트’가 건립됐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준공식에 참석할 만큼 화젯거리였다. 최초의 대규모 단지형 아파트는 1964년 11월 완공된 ‘마포 아파트’다. Y자형 6층 건물로 10개동이었다. 당시로서는 첨단시설인 샤워 시설, 수세식 좌변기, 어린이 놀이터, 쓰레기처분장을 갖췄다. 영화촬영 장소로도 인기를 얻었다. 연탄보일러를 썼기 때문에 입주하자마자 일가족이 연탄가스에 중독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서울 인구가 급증하면서 주택 사정은 말할 수 없이 나빠 시민아파트 건설은 절실한 과제였다. 김현옥 전 서울시장은 무허가 건물 9만채를 철거하고 1969년부터 3년간 총 2000동의 시민아파트를 지을 계획을 세웠다. 1969년 5월 15일 하루에만 16곳에서 기공식이 열릴 정도로 동시다발로 아파트를 지었다. 시민아파트는 모두 산 중턱에 지어졌다. 1호 시민아파트인 금화아파트는 높이가 203m나 되는 금화산 위에 들어섰다. 김 전 시장은 “높은 데 지어야 청와대에서 잘 보일 것 아니냐”고 했다고 한다. 급히 짓느라 지질 검사도 하지 않았으니 부실 공사가 될 수밖에 없었다. 참사는 1970년 4월 8일 일어났다. 마포 와우아파트가 폭삭 무너져 33명이 죽고 40여명이 다친 참극이 발생한 것이다.

1960년대 말부터 고급 아파트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1968년 서울 한남동에 건립된 힐탑 아파트는 11층짜리로 최초의 고층아파트였다. 주한 외국인용으로 건설된 이 아파트는 중앙난방을 처음 채택했다. 1971년 주차장과 공원, 쇼핑센터 등을 갖춘 1583가구의 대단지인 여의도 시범아파트의 뒤를 이어 동부이촌동 한강맨션아파트(1970)가 선보였다. 강남 개발 초기인 1971년에 논현동 공무원 아파트가 지어졌는데 입주민들은 생활이 불편하고 외롭다며 강북으로 되돌아갔다고 한다. 그러나 반포 1단지 아파트(1974), 잠실고층아파트(1977), 반포 2·3단지 아파트(1978) 등이 본격적으로 들어서면서 강남은 서서히 ‘아파트 천국’이 되었다.

분양시장도 과열되어 갔다. 1970년대 초에는 프리미엄이 등장했다. 반포 1단지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 560만원인 33평형에 프리미엄이 150만~180만원이 붙었다. 아파트 투기 바람은 1978년 ‘현대아파트 특혜 분양 사건’을 낳기에 이르렀다. 서울 강남의 노른자위인 압구정동에 지어진 이 아파트를 정계와 언론계 인사 등 190여명이 은밀하게 특혜 분양받아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사건이다. 사진은 1972년 5월 서울 개봉동 임대아파트 추첨 현장에 아침부터 3000여명의 입주신청자들이 모여 혼잡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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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진 논설실장

2017-06-12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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