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종의 역사 산책] 외교 비화(秘話) 한 토막 - 역관 홍순언

[백승종의 역사 산책] 외교 비화(秘話) 한 토막 - 역관 홍순언

입력 2017-06-04 17:42
수정 2017-06-05 01:07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홍순언(洪純彦)은 선조 때의 이름난 역관이었다. 당시 명나라의 역사책에 조선왕조의 계보가 잘못 기록돼 있어 나라의 근심거리였다. 홍순언은 이를 바로잡는 데 공을 세워 광국공신이 됐다(1590년).
이미지 확대
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대우교수
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대우교수
시작은 우연한 일에서 비롯됐다. 실학자 이익은 ‘성호사설’ 제9권에 사정을 자세히 기록했다. 홍순언이 사신을 따라 명나라에 갔을 때, 한 번은 아름다운 창녀와 잠자리를 같이 하게 됐다. 그녀는 본래 양가의 처자였다. 원(袁)씨 성을 가진 이 처자는 돌아가신 어머니의 장례를 제대로 모실 수가 없을 정도로 가난했다. 그래서 몸을 팔게 됐다고 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홍순언은 그날 밤 잠자리를 따로 했다. 날이 밝자 거금을 그녀의 손에 쥐여 주었다. 자유의 몸이 된 원씨는 훗날 명나라 대신 석성(石星)이 사랑하는 첩이 됐다. 홍순언이 다시 명나라에 파견돼 조선왕조의 계보를 바로잡으려 하자 원씨는 남편을 움직여 조선의 편을 들었다. 그 얼마 후 임진왜란이 일어났고, 홍순언은 조정의 명으로 명나라에 가서 원병을 청했다. 그때도 원씨는 남편을 설득해 조선을 도왔다.

중국 기록인 ‘설부’(說郛)에 따르면 원씨의 아버지는 심유경(沈惟敬)의 친구였다. 그런데 심유경의 벗 가운데 물장수 심가왕(沈嘉王)이 있었다. 심가왕은 왜구의 포로가 돼 일본에서 18년 동안이나 살았기 때문에 일본 사정에 밝았다. 그를 통해 심유경도 일본 사정에 능통했다. 이 사실을 환히 알았던 원씨의 아버지는 사위 석성에게 심유경의 등용을 권했다. 심유경이 유격 장군으로 조선에 파견된 배경이다. 그는 일본과 명나라의 정전협상을 꾀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심유경에 대한 후세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그러나 이익의 판단은 달랐다. ‘심유경은 조선을 돕기 위해 정성을 쏟았다’고 평가했다. 심유경은 조선에 오면서 심가왕을 대동했다. 심가왕은 바로 왜장 고니시 유키나가를 진중으로 방문해 50일간의 임시 정전협정을 맺었다. 덕분에 전쟁으로 피폐해진 조선 백성들은 잠시 숨을 고를 수 있었다. 이익이 심유경을 호평한 이유는 그 점에 있었을 것이다.

이익의 주장에 따르면 홍순언은 사심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는 원씨가 은혜를 갚기 위해 많은 금과 비단을 가지고 찾아오자 ‘이런 보답을 받으려고 도운 것이 아니었다’며 사양했다. 그때 원씨는 자신이 손수 짠 비단을 펼쳐 보였다. 거기에는 ‘보은단’(報恩緞) 곧 은혜를 갚는 비단이라는 글씨가 새겨 있었다. 성의에 감동한 홍순언은 보은단을 가지고 귀국했다. 후세는 그가 살던 마을을 ‘보은단골’이라 불렀다(서울시 태평로 1가 미장동).

윤수혁 서울시의원, 남산타운어린이집 인근 노후 데크 신속 보수 요청

서울시의회 윤수혁 의원(국민의힘, 중구2)은 남산타운어린이집 인근 노후 데크로 인한 안전사고 우려와 관련해 현장을 살피고, 중구청에 신속한 보수와 철저한 안전관리를 요청했다. 이번 민원은 남산타운어린이집 학부모들이 파손된 데크로 인해 유모차 이동에 큰 불편을 겪고, 아이들의 보행 안전마저 위협받는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불거졌다. 문제가 된 시설은 남산타운문화체육센터 출입구 앞 데크로, 오랜 사용으로 인해 상판이 들뜨고 부서졌을 뿐만 아니라 하부 구조물까지 부식 및 변형이 진행된 상태다. 이 때문에 단순 부분 보수로는 근본적인 안전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이에 따라 해당 구역은 서울시의 ‘안전취약 공공시설 보수·보강 지원사업’ 대상지로 선정되어 개선 공사가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서울시가 예산을 지원하고 자치구가 집행하는 이번 사업을 통해 중구 관내 6개 시설에 총 9270만원이 투입된다. 이 중 남산타운문화체육센터에는 약 1493만원이 배정되어 데크 상판과 하부 골조를 전면 교체할 예정이며, 공사는 착공일로부터 7일간 진행될 계획이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중구청에는 학부모들의 안전 우려를 전달하고 공사가 지체되지 않도록 조속한 시행을 요청했
thumbnail - 윤수혁 서울시의원, 남산타운어린이집 인근 노후 데크 신속 보수 요청

홍순언의 강직한 성품은 김시양의 ‘하담파적록’에도 기록돼 있다. 당시 조정에서는 굵직한 외교 현안이 있을 때마다 뇌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통역관 홍순언은 이를 강력히 반대했다. “차라리 몇 해 더 시간을 끌망정 뇌물을 씀으로써 나라의 체모를 떨어뜨릴 수는 없습니다.” 조정대신의 상당수가 홍순언의 주장에 동의했다. 덕분에 조선은 임진왜란과 정유왜란 때 한 푼의 뇌물도 쓰지 않고 명나라에 원병을 청했다. 오늘날 우리의 현실을 보면 강대국들과의 외교 관계가 복잡하게 꼬여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사드 문제든 위안부 협상이든 저들의 요구가 너무 일방적이고 과도하지 않은가. 이처럼 복잡한 현안을 현명하게 해결하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불현듯 홍순언의 옛일이 떠올라 몇 자 적어 보았다.

2017-06-05 2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