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의 사회면] 노면 전차

[그때의 사회면] 노면 전차

손성진 기자
입력 2017-05-14 22:14
수정 2017-05-14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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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속에 대전 지하철 2호선을 트램(노면 전차)으로 운행한다는 계획이 확정됐다. 2025년 완공 목표인데 전차가 사라진 지 57년 만에 다시 등장하는 셈이다. 대전의 트램은 무가선으로 별도의 전기 공급선 없이 대용량 전지를 충전하여 운행하는 방식이다. 서울 서대문~종로~동대문~청량리 구간에 최초로 전차 선로가 부설되어 역사적인 개통식이 열린 것은 1899년 5월 17일이었다. 그러나 전차는 평균 시속이 7㎞밖에 안 됐고 자동차 운행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1968년 11월 29일에 운행을 중단했다. 전차의 이런 문제는 지금도 풀리지 않아 트램 운행을 반대하는 대전 시민들도 많다고 한다. 그래도 친환경적이고 타고 내리기가 쉬워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유럽의 여러 도시에서는 전차가 주요한 교통수단이다.

구한말에 전차가 들어온 계기는 명성황후와 관련이 있다. 1895년 명성황후가 을미사변으로 시해된 뒤 고종 황제는 황후가 묻힌 청량리 홍릉(지금은 경기도 금곡으로 이장)을 자주 찾았다. 이를 본 미국인 사업가 콜브란과 보스트위크가 행차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며 고종을 설득했다. ‘전기철도’, ‘전기거’, ‘전거’라고도 불리던 서울의 전차는 일본 교토에 이어 동양에서 두 번째로 운행된 첨단 교통수단이었다. 그러나 고종은 막상 전차가 개통되자 거의 이용하지 않았다. 전차의 모양새가 상여를 닮았다며 불길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탑골공원 앞에서 5살 어린이가 전차에 치여 숨지는 등 사고가 잇따랐다. 이에 격분한 시민들이 전차에 돌을 던지고 불을 질렀다.

1930년대 중반까지 서울의 전차 노선은 점차 확장되었다. 동대문에서 청량리·왕십리·노량진·마포행과 을지로 순환선, 종로~돈암동선, 효자동~원효로선이 완성되었다. 6·25 후 이화동∼중앙청, 아현동~신촌 구간을 운행했다. 교통량이 급증하자 1957년 무렵부터 전차 운행 중단론이 나왔다. 전차는 도로를 점유하는 만큼 수송 효율성이 따라가지 못해서다. 1955년에 서울의 자동차 수는 4359대였는데 1965년에는 1만 6624대로 불어났다. 전차 퇴출에 속도를 낸 사람은 1966년 4월 부산시장에서 서울시장으로 영전한 육군 소장 출신 김현옥이었다. 교통난을 덜어 줄 대안은 땅속의 전차, 즉 지하철이었다. 1974년 8월 15일 서울지하철 1호선 개통식이 열렸다. 서울 지하철은 1863년 영국 런던에서 세계 최초의 지하철이 개통된 지 111년 만이었다. 서울은 출발은 늦었지만 40여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엄청난 속도로 지하철을 건설해 왔다. 현재 서울의 지하철 연장은 세계 도시 중 세 번째다. 사진은 전차 운행을 중단하기 직전인 1968년 9월 서울 서대문 사거리의 전찻길 위를 자동차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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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진 논설실장

2017-05-15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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