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가 알아본 운명의 짝… 수배중 데이트 사찰당해

김문수가 알아본 운명의 짝… 수배중 데이트 사찰당해

임일영 기자
임일영 기자
입력 2017-05-01 21:42
수정 2017-05-02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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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후보와의 인연

서울대 동문… 서노련 모임서 만나
안기부 끌려가 “沈, 네 애인 아니냐”


그들은 늘 쫓기던 몸이었다. 서울대 3년 선후배(이승배 동양사학과 75학번, 심상정 역사교육과 78학번)이지만, 학교 다닐 때는 서로 몰랐다. 이승배(61)씨가 심상정이란 이름을 마음에 담은 것은 1985년 즈음이다. 졸업 이후 노동 현장을 경험하기 위해 화물차 운전을 할 때였다. 비슷한 이유로 버스 기사로 일하던 박노해 시인과 종종 만났는데, 박 시인이 “문수형(김문수 전 경기지사)이 심상정씨하고 자네하고 맺어 주면 좋겠다고 그러던데”라고 말했던 게 단초가 됐다.

당시 심 후보는 노동운동사의 획을 그은 구로동맹파업(1985년) 배후 조종자로 검거 시 몇 계급 특진과 500만원의 현상금이 걸린 특급 수배자로 유명세를 탔다. 1986년 5·3인천항쟁 당시 남영동 보안사에 끌려간 김 전 지사는 고문을 당하면서도 심 후보의 행방에 대해서는 끝까지 입을 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듬해 둘은 서노련(서울노동운동연합) 재건 모임에서 처음 만났다. “수배자 신분이라 눈에 띄지 않는 차림, 평범한 신입 사원 같은 모습”이었다고 이씨는 기억했다. 1987년 6월항쟁이 일어났을 때 서울 혜화동에 있는 서울대 의대 앞 횡단보도에서 우연히 스쳤다. 가볍게 인사만 하고 헤어졌는데, 당시 전국 단위 노조 결성 등 노동운동이 봇물처럼 일어날 때라 1988년 이후 집회 준비회의와 현장에서 자주 만났고, 1989년부터 사귀었다. 심 후보는 1990년에 생긴 전노협, 이씨는 앞서 1988년 발족한 전국노동운동단체협의회(노운협)에 몸담았다.

쫓기는 몸(심 후보는 9년간 수배 생활을 했다)인지라 늘 시간을 쪼개 만났다. 이씨가 노운협 활동으로 안기부(국정원의 전신)에 연행됐을 때 ‘심상정이 니 애인이냐’길래 “모른다”고 했더니, ‘같이 다니는 거 다 찍혔는데 뭔 소리냐’고 했다는 건 유명한 일화다. 데이트마저 사찰을 당했던 엄혹한 시절이다. 1991년 이씨가 먼저 프러포즈를 했지만, 심 후보는 몇 달간 답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노동운동가로의 현실과 개인적 행복, 미래에 대한 고민이 공존했던 시절이다. 결국 이듬해 서로 진실된 마음을 확인하고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이씨는 우리 나이로 37세, 심 후보는 34세로 ‘만혼’이었기 때문에 양가 모두 두 손 들어 환영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서울 종로구 허리우드극장 뒤 수운회관에서 결혼식을 올린 뒤 후배 부부와 함께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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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2017-05-0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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