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슈 집중분석] 육아휴직 연장부터 유연근무제까지… 관건은 ‘현실성’

[대선이슈 집중분석] 육아휴직 연장부터 유연근무제까지… 관건은 ‘현실성’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17-01-23 23:06
수정 2017-04-10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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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육아 정책

지난 15일 세 아이를 둔 30대 ‘워킹맘’ 공무원이 일요일에 출근했다가 과로사한 일이 벌어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오랜 육아휴직 기간을 마치고 복귀해 밤 9시 이전에 퇴근한 적이 하루도 없었다는 이 공무원의 생활이 맞벌이 부모들에게 낯설지 않은 일상이어서 더욱 충격을 줬다. 아이를 잘 키우며 성공하는 것이 부모에게 ‘도전’이 된 나라. 10년째 1.1~1.2에서 머물러 있는 합계출산율은 아이 키우고 싶은 나라를 만들어 줄 것을 요구한 지 오래다. 보육 정책은 차기 대선 주자들에게 시대적 과제이자 필수 시험과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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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가 엄마만의 몫이라는 인식은 어느새 구시대적 발상으로까지 여겨진다. 과거의 엄마들이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온전히 가정을 위해 희생했지만 요즘 엄마들은 다르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 공무원의 소식을 접하며 “일하는 엄마의 근무시간을 단축하겠다”고 말했다 뭇매를 맞기도 했다.

대선 주자들의 주요 보육 정책에는 이제 아빠의 역할이 공통적으로 담겼다. 일과 가정의 양립이 부모 모두의 것이라는 점과 국가의 보육 책임이 강조됐다. 특히 맞벌이가 필연적인 부모들을 위해 일과 육아의 균형을 맞추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文 “부모가 유연근무제 선택할 수 있게”

문 전 대표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 아빠에 대해 적어도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근무시간을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임금 감소 없이 단축하고 유연근무제를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출산부터 보육까지 국가 지원 ▲셋째 자녀부터 대학등록금 지원 등 국가의 역할을 강조했다.

●유승민, 민간기업 육아휴직 3년법 제안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이른바 ‘육아휴직 3년법’을 통해 민간부문의 기업에서도 최대 3년까지 3회에 걸쳐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자녀 대상도 만 7세에서 만 18세로 넓히고, 육아휴직 급여를 현재 40%에서 60%까지 늘리자는 것이다. 유 의원은 23일 서울 여의도에서 워킹맘·워킹대디들과 점심 식사를 하며 보육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한 워킹맘은 “경력을 위해 더이상 휴직을 하고 싶지 않다”며 경제적 부담을 덜어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부겸 “男 육아휴직 3개월 이상 의무화”

김부겸 민주당 의원도 남성 배우자의 육아휴직을 3개월 이상 의무화할 것을 주장했고,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아빠 육아휴직의 활성화 대책을 구체화한 뒤 내놓겠다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신보육 프로젝트’에는 자영업이나 불안정한 일자리를 가진 여성들의 출산휴가제를 보완하겠다는 구상이 담겼다.

●심상정 “부부 출산휴가 1개월 의무제”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슈퍼우먼방지법’을 제안했다. ▲부부 출산휴가 1개월 의무제 ▲아빠·엄마 육아휴직 의무할당제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최대 3년까지 분할 사용 등 남성의 육아 참여를 의무화하도록 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심 대표와 같이 육아를 노동시장과 연계했다. 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하는 이재명 성남시장은 시민 1인당 지급하는 30만원에 0~12세 아동에게 100만원씩, 총 130만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대선 주자들의 ‘유연근무제’ 제안과 관련해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저출산 대책은 정부의 주요 정책과 흐름을 같이 가야 하는데 그동안 따로 노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세계 최장 근로시간을 기록하는 우리나라 노동시장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 유연근무제를 주장해도 현실에서는 반영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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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2017-01-2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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