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RCEP 창설에 올인하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RCEP 창설에 올인하는 중국

김규환 기자
입력 2016-11-22 16:30
수정 2016-11-2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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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이 자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창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자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폐기를 공식화한 데다 TPP 멤버인 페루와 칠레가 RCEP 창설에 힘을 실어주는 덕분이다. 여기에 중국은 TPP가 폐기되고 RCEP만 창설되면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왼쪽 두번째)과 각국 정상들이 지난 9월8일 오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RCEP 정상 공동선언문 발표를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박근혜 대통령(왼쪽 두번째)과 각국 정상들이 지난 9월8일 오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RCEP 정상 공동선언문 발표를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트럼프 당선자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대통령 취임 첫 날부터 TPP 탈퇴를 위한 조치에 나서겠다고 공식 선언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보도했다. 그는 이날 공개한 2분37초 분량의 영상 메시지를 통해 “법을 바로 세우고 일자리를 되찾기 위해 취임 첫 날 할 수 있는 행정 조치 목록을 만들라고 정권인수팀에 요청했다”며 “무역 분야에서는 미국에 ‘잠재적 재앙’(potential disaster)인 TPP에서 탈퇴하겠다는 뜻을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RCEP 창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탄젠(談踐) 중국 외교부 국제경제사 부사장(副司長·부국장)은 20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페루 리마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RCEP가 TPP보다 아·태지역 통합을 촉진하는데 더 좋은 선택일 것”이라고 밝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전했다. APEC 정상회담 중국 측 고위급 대표인 탄 부사장은 “(무역 거래) 기준이 너무 높으면 개발도상국들이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에 더 높을수록 더 좋다고 말할 수 없다”며 “이상적인 무역 거래는 개도국들이 교역하는데 유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TPP가 노동권과 국유 기업과 민간 기업 간의 공정 경쟁, 국경 간 정보와 데이터의 자유로운 이동 등 기존 협정보다 엄격한 기준을 마련하려는데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한 것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19일 APEC 최고경영자(CEO) 포럼 기조연설에서 보호무역주의 반대 입장을 피력하면서 자국이 주도하는 양대 무역협정인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 건설과 RCEP 창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다 TPP 멤버인 페루와 칠레가 “RCEP 창설에 관심이 많다”고 밝히고 중국을 측면지원하고 나섰다. 탄 부사장은 “중국이 여러 방면과 협력하기 위해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의 핵심적인 역할을 항상 존중할 것”이라며 “가능한 한 빨리 협상이 마무리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RCEP 창설과 관련해 “자유무역협정이 정치적이지 않고 개방적, 투명적, 포괄적이라면 어떤 협정에도 문호가 열려 있다”면서도 ”무역 거래 협상 때 안보 가치나 전략적 가치를 논의하는 것은 적절한 방식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TPP가 폐기되고 RCEP만 창설되면 중국은 엄청난 규모의 경제적 이익을 얻을 전망이다. 미국 의회 자문기구로 미중 관계의 현상을 주로 점검하는 미·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는 16일 의회에 제출한 연차 보고서에서 RCEP만 발효할 경우 중국에는 880억 달러(약 103조 4352억원) 규모의 막대한 규모의 경제적 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중국이 미국 중심의 TPP에 맞서 창설을 추진한 RCEP는 관세장벽 철폐를 목표로 하는 일종의 메가 FTA(자유무역협정)이다. 2015년까지 최종 타결을 목표로 2013년 본격 협상이 시작됐지만 주요 국가들이 TPP로 기울면서 추진력을 잃어버리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자가 TPP 폐기를 공식 선언하면서 중국은 RCEP를 통해 아·태지역의 무역질서를 재편할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새로운 자유무역 규정을 설정하는 것보다 많은 회원국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 RCEP에는 중국과 한국, 일본,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 16개국이 협상에 참여하고 있다. RCEP가 체결되면 역내 인구 34억 명, 무역 규모 10조 1310억 달러(1경 1985조원), 명목 국내총생산(GDP) 19조 764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18조 달러)과 유럽연합(EU·17조 6000억 달러)을 능가하는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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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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