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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가슴에 묻은 채 달린 42.195㎞

아버지 가슴에 묻은 채 달린 42.195㎞

입력 2016-08-25 22:42
업데이트 2016-08-25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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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마라톤 131위 손명준 부친 별세 소식 듣고 레이스

지난 21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남자 마라톤에 참가한 손명준(22·삼성전자)이 아버지의 부고를 가슴에 묻고 레이스를 펼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손명준 연합뉴스
손명준
연합뉴스
손명준은 간경화를 앓던 아버지 손보성씨가 마라톤 경기에 출전하기 전날인 지난 20일 충북 음성군 소이면 봉전리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했다. 가족들은 외아들인 손명준의 기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경기가 끝난 뒤 부고를 접하길 바랐지만, 손명준은 경기 전에 다른 지인을 통해 이를 전해 들었다.

경기에 몰입하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손명준은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무 구하나바하 베이 해변도로를 돌아 다시 삼보드로무로 도착하는 리우올림픽 남자 마라톤 42.195㎞ 풀코스를 2시간36분21초에 달렸다. 여기에 13㎞ 지점부터는 오른쪽 햄스트링(허벅지 뒤쪽 부분) 통증까지 찾아왔다. 결국 손명준은 이날 마라톤에 참가한 155명 중 131위이라는 아쉬운 성적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경기를 마친 뒤 손명준은 곧바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지난 24일 귀국해 아버지 빈소가 마련된 충북 음성농협장례식장에 도착했다. 손명준이 도착하자 미뤄졌던 입관 절차가 진행됐다. 임종을 지키지 못한 손명준은 아버지의 시신 앞에서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발인은 25일 오전 8시 이뤄졌고, 장례는 평소 자연을 좋아했던 아버지의 뜻에 따라 수목장으로 치러졌다.

손명준과 소속팀인 삼성전자 육상단은 이런 사연을 외부에 알리지 않으려 했다. ‘부진한 성적에 대한 변명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리우올림픽 마라톤 경기를 마쳤을 때도 손명준은 “무슨 말을 해도 핑계밖에 안 될 것 같다”며 “쉬고 싶은 마음보다는 차근차근 다시 훈련을 시작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6-08-26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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