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태헌 칼럼] 황우여 장관, 수시·정시가 뭔지 알고는 있나

[곽태헌 칼럼] 황우여 장관, 수시·정시가 뭔지 알고는 있나

입력 2014-12-04 00:00
수정 2014-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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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헌 논설실장
곽태헌 논설실장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최근 몇 년 새 뉴스메이커 중 한 명이 됐다. 그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인 2011년 5월 2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학등록금 부담을 최소한 반값으로 줄였으면 한다”면서 “대학 교육이 우리나라는 유상인데 무상으로 하는 나라도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틀 전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 논리에 따라가지 말라”고 당부했으나 마이동풍(馬耳東風)이었다. 돈만 있으면 반값등록금이 아니라 전액 등록금 면제를 못 할까. 문제는 돈이고 순서다. 대학등록금이 부담인 것은 사실이지만 돈이 없어 고등학교도 가지 못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밥값이 없어 점심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어려운 학생들도 많다.

황 원내대표는 8월 7일에는 무상보육 카드를 꺼냈다. 그는 “0~4세 모든 유아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되 우선 내년에 0세부터 하고 그 뒤에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표와의 사전 협의는 없었다. 무상보육이라는 것을 불쑥 내놓은 것도 문제였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이 ‘공짜 점심’을 막겠다고 발의한 주민투표를 보름여 앞두고 이같이 말했으니 시기도 문제였다. 황 원내대표가 오 시장의 공짜 점심 주민투표에 재를 뿌린 것이나 다를 게 없다.

그제 발표된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결과는 최악의 ‘물수능’이었다. 특히 어렵다는 수학, 그중에서도 이과생이 공부하는 더 어렵다는 수학B의 만점은 4.3%나 된다. 한 개만 틀려도 2등급이니 시험이라고 할 수도 없다. 교육 당국은 출제 오류는 물론 ‘물수능’에도 책임이 막중하지만 잘했다는 듯이 내년에도 쉬운 수능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한다. 수능이 뭔지, 수시가 뭔지, 정시가 뭔지나 알고 그러는 것일까. 문제가 쉬우면 학생들이 SKY(서울·고려·연세)대학을 비롯한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는가. 문제를 쉽게 낸다고 사교육비가 줄었다는 통계 수치는 없다. 오히려 변별력이 없는 출제 탓에 학생과 학부모들만 골탕 먹고 있다. 황 장관은 취임 직후 영어를 절대평가로 바꾸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대학 가는 게 제비뽑기로 결정하는 게 아니라면, 이름 가나다순으로 뽑는 게 아니라면 상대적인 우열이 드러나야 합격자를 선발할 수 있는 게 기본이고 상식이다.

올해 ‘물수능’과 출제 오류를 계기로 시쳇말로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들이 난무한다. 대표적인 게 수능을 자격고사로 하자는 것이다. 일정 점수가 넘으면 통과되는 자격고사를 한다면 본고사를 부활하든가 다른 식으로 합격자와 불합격자를 구분해야 한다. 절대평가로 해야 한다는 주문에도 문제가 많기는 마찬가지다. 주관식을 도입하자는 물정 모르는 말까지 나온다. 객관식으로 해도 정답이 두 개니, 세 개니 하고 이의를 제기하는 판에 주관식으로 하면 몇 점을 준들 이의가 없을까. 채점에는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 이런 사람들이 전문가랍시고 언론에 오르내린다. 수시에서는 수능 등급이 중요하고, 정시에서는 수능 점수가 중요하다는 기본이나 알고 있을까.

올해 정시에서는 12만 7569명을 뽑는다. 4년제 대학 신입생의 34.8%다. 수시는 학생부, 면접, 논술 등으로 주로 선발하지만 정시는 선발인원 중 87.2%를 수능 위주로 뽑는다. 그러한 수능을 절대평가나 자격고사로 하면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한 달 전 한양대 대입전형 R&D센터가 진로진학상담교사포럼과 공동으로 전국의 고교교사·학생·학부모 117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에 따르면 가장 공정한 전형 방법으로 교사의 73%, 학생의 69%, 학부모의 77%는 수능을 꼽았다.

현재 입시제도는 복잡하다. 그래서 교육부 장관은 중고생 자녀를 둔 학부모가 해야 한다는 게 일리가 있다. 자녀를 국내 대학에 보냈거나 곧 보낼 정도가 돼야 대책이라고 책임 있게 말할 ‘자격’이 있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정부는 내년 3월까지 수능 개선안을 마련한다지만 어떤 엉뚱하고 황당한 것을 대책이라고 내놓을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제발 교육이라도 망치지 않아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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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bnail - 최두호 서울시의원 “유효기간 지난 수도계량기 24만 개… 교체 적체 해소해야”

tiger@seoul.co.kr
2014-12-0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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