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철의 시시콜콜] 박물관교육과 ‘문화상자’

[서동철의 시시콜콜] 박물관교육과 ‘문화상자’

입력 2014-10-31 00:00
수정 2014-10-31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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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철 논설위원
서동철 논설위원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기능은 당연히 다르다. 그렇다면 중앙정부 문화기관과 지자체 문화기관의 기능은 어떨까. 박물관으로 범위를 좁혀 보자. 중앙기관으로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이 대표적이고 지역에는 지자체 박물관과 민간 박물관이 있다. 운영 주체가 누구든 대부분의 박물관은 설립 목적이 뚜렷하다. 전시와 연구 분야의 기능은 중앙이든, 지역이든 크게 다를 것이 없다.

하지만 박물관 교육이라면 상황은 다르다. 지역 주민이 지역 박물관의 교육 기능에 거는 기대는 서울시민이 국립 박물관에 거는 기대와 다를 게 없다. 하지만 지역 박물관이 교육 기능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과 예산은 매우 한정적이다. 수준 높은 교육 프로그램을 공급받을 수 있는 문화정책적 배려가 절실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국립 박물관의 몫이다.

국립 박물관의 교육 기능은 최근 크게 강조되고 있다. 중앙박물관과 민속박물관에 잇따라 들어선 어린이박물관은 교육 기능의 비중이 전시 기능을 훨씬 뛰어넘을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시대적 요구에 맞지않게 소수 인원을 대상으로 하는 자체 교육 일변도에서 벗어나 지역박물관에 대한 프로그램 공급자로 변신하는 것은 모두가 사는 ‘윈윈’전략이다.

변신의 성과는 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이 추진한 ‘다문화꾸러미’ 사업에서도 이미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다문화꾸러미는 어린이가 문화다양성을 체험할 수 있도록 꾸민 일종의 ‘문화상자’다. 2010년 이후 대한민국 꾸러미를 비롯해 베트남 몽골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꾸러미가 완성됐다. 전국 박물관과 다문화센터에서 대여 요청이 쇄도해 올해 말까지 모든 예약이 끝났다고 한다.

교훈을 얻었다면 민속박물관은 어린이날 행사 프로그램을 문화상자화하는 작업부터 당장 시작해야 한다. 이 문화상자는 내년 4월 이전에 첫선을 보인 뒤 실제 프로그램을 운용할 지역 강사를 철저하게 교육하고 어린이날에 맞춰 원하는 박물관에 대여한다. 이렇게 해마다 다른 ‘어린이날 문화상자’를 만들면 소비자들의 선택 범위는 크게 넓어진다. 지역 박물관에 그치지 않고 전국의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요청이 밀려들 것이다. 문화상자화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은 무궁무진하다.

박물관 프로그램의 이용자는 크게 증가할 것이고, 교육담당 학예직의 일하는 보람도 커질 것이다. 다만 문화체육관광부의 박물관 평가 기준은 ‘관람객’은 물론 ‘프로그램 이용자’로도 확대해야 한다. 그래야 국립 박물관이 ‘패러다임 시프트’에 적극 나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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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 dcsuh@seoul.co.kr
2014-10-3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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