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혁신 리포트] “고소득층 탈세 막고 세원 넓히기 선행돼야”

[대한민국 혁신 리포트] “고소득층 탈세 막고 세원 넓히기 선행돼야”

입력 2014-07-19 00:00
수정 2014-07-19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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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불평등 해소 전문가 제언

토마 피케티 교수가 펴낸 한 권의 책이 ‘피케티 신드롬’ 현상을 만들어낼 정도로 큰 반향을 얻는 가운데 그가 지적한 소득 불평등 문제를 풀어가는 한국식 해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돈이 돈을 버는 속도(자본 증가율)가 노동으로 돈을 버는 속도(소득 증가율)보다 빠르다”고 비판한 피케티 교수의 지적이 국내에도 적용되는 만큼 국내 사정에 맞는 효과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우선 증세로 요약되는 ‘피케티식’ 불평등 해소 방법은 한국의 상황에 맞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고소득자에게 80%의 소득세를 매기고 글로벌 부유세를 도입하는 등 피케티 보고서에 등장하는 대안은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이론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소득과 부의 불평등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인정하되 비생산적인 부의 불평등이 심화되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복지 등 지출 측면에서도 소득 재분배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이 나왔다.

일부 학자들은 불평등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고소득층의 탈세를 막고 세원을 넓히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금 없는 성장의 국제비교’ 보고서를 낸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8일 “한국의 임금없는 성장 추세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면서 “임금 소득이 가계소득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2008년부터 최근까지 거의 정체되고 있는 실질임금을 노동생산성에 맞춰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통화 팽창 등의 이유로 소득이 커지는 비생산적인 부의 확대가 아니라 생산활동을 통한 소득 증대가 기초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초고소득층에 소득세를 늘리는 등의 방법으로 일부 계층의 세 부담을 늘리기보다 먼저 세원을 넓히는 작업을 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원윤희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한국은 근로소득세 비중이 큰 반면 자산소득세 비중이 약하다”며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원칙부터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자 증세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소득층에 대한 소득세율만 올리는 부자 증세는 소득계층 간 사회적 갈등을 확대시킬 수 있다”면서 “이미 소득 상위 10%가 전체 소득세의 80%가량을 부담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득 불평등은 단순히 부자 증세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지출을 어디에 얼마큼 하느냐에 따라 소득 재분배가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출의 수혜대상을 어떻게 선별하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지만 한정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서는 저소득층에게 주는 기회를 확대해 이들의 소득을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모든 계층을 정책 지원 대상으로 하기보다 저소득층에 집중하는 것이 복지 지출의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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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2014-07-1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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