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호의 시시콜콜] 문제는 방위비 협정이 아니다

[진경호의 시시콜콜] 문제는 방위비 협정이 아니다

입력 2014-03-19 00:00
수정 2014-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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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호 부국장 겸 사회부장
진경호 부국장 겸 사회부장
3월 임시국회 소집 문제를 놓고 여야의 드잡이가 시작됐다. 당장 24일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를 앞두고 원자력방호방재법 처리가 화급한 현안으로 떠올랐으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협정(SMA) 국회 비준도 한시가 급하기는 매한가지다. 이달 안에 국회가 비준하지 않으면 주한미군의 한국인 근로자 8500명이 다음 달부터 월급을 받는 데 차질을 빚는다. 물론 못 받지는 않는다. 무엇 하나 제때 처리하는 게 없는게 대한민국 국회임을 훤히 꿰고 있는 주한미군 측이 다른 데 쓸 예산을 끌어다 댈 ‘비상계획’을 세워놓았다고 한다.

과연 굳건한 한·미동맹이라고 박수라도 칠까. 전에도 다른 돈 끌어다 월급 준 적이 있으니 별일 아니라고 넘길까. 예산 전용에 대해 “한국인 근로자와의 신의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밝힌 주한미군 측의 외교적 언사에 가려진, 한국 의회를 황당하게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을 그냥 못 본 척 넘어갈까.

주한미군 눈치 보자는 얘기가 아니다. 따질 건 따지고, 짚을 건 짚어야겠으나 그렇지 못하기에 하는 소리다.

“동맹이 맞느냐”는 말이 나올 만큼 치열했던 6개월간의 협상을 마치고 정부가 비준안을 국회에 낸 날은 2월 7일이다. 민주당은 신속히 반응했다. “굴욕협상이고, 퍼주기 협상이다.”(전병헌 원내대표) ‘졸속협상’이란 주장을 능가할 ‘졸속반응’을 이틀 만에 냈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지난 2월 하순 국회 외교통일위 차원의 공청회가 한 차례 열렸을 뿐 변변한 논의는 단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 사이 민주당은 미국과의 재협상을 요구하는 ‘방위비 개선 6대 요구안’을 내걸며 장벽을 더 높였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을 캐겠다며 중국 선양의 한국 총영사관으로 달려가는 열의는 있었으나 방위비협정 비준에 대해선 “정부가 답할 차례”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담을 쌓았다. 민주당 소속 심재권·정청래·홍익표 의원이 선양으로 달려가는 바람에 비준안을 다룰 예정이었던 외통위 법안심사소위도, 2월 국회 처리도 끝내 무산됐다.

그리고 3월, 외통위 여야 의원들은 일제히 ‘의원외교’를 외치며 해외로 흩어졌다. 새누리당 소속 안홍준 위원장은 아프리카로 떠났고, 민주당 간사 심재권 의원 일행은 북유럽을 돌았다. 새누리당 간사 정문헌 의원 일행은 지난주 남미로 떠났다. 3월 국회를 연들 이들이 없으니 비준안은 손도 못 댈 판이다.

초당(超黨) 외교는 해외 나들이 갈 때나 쓰는 말인 이들에게 방위비라니…. 무슨 재 뿌리는 소린가. 글로 따지는 수고조차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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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 jade@seoul.co.kr
2014-03-1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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