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디자인 서울]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세련된 서울’에서 ‘인간 친화적 서울’ 로

[커버스토리-디자인 서울]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세련된 서울’에서 ‘인간 친화적 서울’ 로

입력 2014-01-11 00:00
수정 2014-01-11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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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빛둥둥섬·뉴타운 손질… 차없는 거리·도성 복원 나서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디자인 서울’이란 단어가 사라졌다. 오세훈 전 시장의 ‘세련된 도시 서울’에서 ‘사람 중심의 인간 친화적 도시 서울’로, 정책 방향 자체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10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박 시장은 세종로 차없는 거리 조성과 한양도성 복원 등 사람 중심의 인간 친화적 도시 복원에 집중하고 있다. 2006년 7월부터 5년간 한강르네상스와 뉴타운 개발 등을 추진한 오 전 시장과 차별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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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물길이 한양도성 성곽 밑을 관통해 흘러가도록 만든 이간수문(二間水門). 일제강점기 동대문운동장을 건설하면서 자취를 감췄으나 2008년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앤 파크(DDP) 건설을 위한 기초공사 과정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청계천 물길이 한양도성 성곽 밑을 관통해 흘러가도록 만든 이간수문(二間水門). 일제강점기 동대문운동장을 건설하면서 자취를 감췄으나 2008년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앤 파크(DDP) 건설을 위한 기초공사 과정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오 전 시장은 취임 첫해 “서울시를 매력 있는 세계적인 도시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디자인이 살 길’이란 표어를 내걸고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디자인총괄본부’를 꾸리고, 2008년에는 서울디자인올림픽을 개최했다.

도시에 디자인의 옷을 입히려는 시도는 다양한 변화를 몰고 왔다. 2500개의 관련 기업과 2만 4000명의 인력을 확충한다는 계획부터 거리 환경 개선사업, 대규모 조성 사업 등이 동반됐다. 서울시내 50곳을 디자인거리로 지정하고 보도블록, 가드레일, 가로등, 간판 등에 통합디자인을 제공하면서 거리 모습을 변모시켰다. 거리를 단순히 목적지로 가게 하는 수단이 아닌, ‘걷고 즐기는 곳’이라는 의미를 담는 곳으로 만들었다. 이런 시도를 다른 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하는 경우가 생기면서 후한 평가를 받기도 했다. ‘보이지 않는 곳도 디자인한다’는 취지 아래 설치한 120다산콜센터 역시 자치단체들이 아류를 만들면서 대표적인 성공작으로 꼽힌다.

이 밖에 여성 화장실 개선사업, 새로운 서울 상징색 도입, 우수 공공디자인 인증제, 디자인 중심의 건축심의 등도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그러나 대규모 사업은 대부분 좌초되거나 비판에 직면해 있다. 82년 만에 동대문운동장을 역사 속에 묻은 동대문 디자인플라자&파크(DDP)를 비롯해 광화문광장, 용산국제업무지구, 남산르네상스, 플로팅아일랜드, 한강예술섬 등의 사업이 그렇다. 축구장 3개 크기의 광화문광장은 조선시대 육조거리를 재현한 파격적인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400여억원을 들인 서울의 상징 광장이란 찬사와 함께 도심 교통난 유발의 주범이란 극단적 평가를 받고 있다.

오 전 시장의 상징과도 같았던 한강르네상스 사업 역시 빛을 잃었다. 한강르네상스의 상징적인 건물인 세빛둥둥섬은 서울시 감사 결과 수천억원의 혈세를 낭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관련 직원이 중징계를 받았고, 최근 용도를 변경해 재개방하는 것으로 결론 났다.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의 결정판이던 용산역세권개발사업도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시행사의 부도로 막을 내렸다.

“이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면서 박 시장이 내놓은 ‘서울건축선언’으로 오 전 시장의 ‘디자인서울’ 정책은 사실상 사라졌다. 무난한 평가를 받았던 디자인거리 조성 사업조차 2007년 32억원, 2008년 80억원에 이르던 예산이 2012년 9000만원, 2013년 8300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화려한 디자인보다는 사람과 역사 중심의 정책으로 서울을 가꾸려는 박 시장의 철학에 맞추다 보니 ‘디자인서울’ 정책은 폐기된 것이나 다름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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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2014-01-1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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