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밥그릇이 부른 세대갈등- 정책으로 본 노년층 우대의 ‘허와 실’

[커버스토리] 밥그릇이 부른 세대갈등- 정책으로 본 노년층 우대의 ‘허와 실’

입력 2013-10-12 00:00
수정 2013-10-12 00:2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아버지, 선거 때마다 노인복지 청년대책은 왜 밀리죠… 아들아, 우리가 얻으려는 것들 결국 너희들 몫이란다

“선거 때마다 노인복지 공약만 넘쳐난다. 결국 재원은 젊은 층 주머니에서 나가는 것 아닌가.”(서울지역 사립대 재학 중인 20대 A씨)

“청년층을 위한 공약도 많다. 노인복지 정책은 젊은 사람들이 언젠가 누릴 혜택이다.”(퇴직 후 커피숍을 운영 중인 60대 B씨)

‘아버지 세대’와 ‘아들 세대’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선거 공약이나 정부 정책을 둘러싼 세대 간 입장차도 뚜렷해지고 있다. 세대를 막론하고 삶은 퍽퍽해지는데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나랏돈은 정해져 있으니 ‘2030세대’와 ‘5060세대’의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기초연금을 포함한 복지 정책과 정년 연장 등의 고용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차는 그야말로 첨예하다. 세대 갈등이 사회 분열의 새 뇌관으로 급부상한 가운데 표심에 민감한 정치권도 눈치만 살피고 있다.

이미지 확대
‘정부 정책을 놓고 불만의 목소리가 큰 쪽은 청년층이다. ‘고령화 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의 7% 이상을 차지하는 사회)에 진입한 이후 노인 우대정책이 점점 노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상대적인 박탈감이 크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세대 갈등이 본격적으로 불붙은 지난해 18대 대선에서 각 후보들은 중·장년 세대와 고령층의 마음을 뺏기 위한 공약을 여럿 앞세웠다.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모든 노인에게 20만원의 기초연금 지급 ▲공공 노인 일자리의 참여수당을 현재(20만원)의 2배로 단계적 인상 ▲4대 중증질환(암·심장·뇌혈관·희귀난치성질환)의 진료비 전액 국가 부담 ▲노인 어금니 임플란트 비용의 건강보험 적용 등을 내세웠다. 문재인 통합민주당(현 민주당) 후보도 ▲기초 노령연금 2배 인상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권자를 2017년까지 전체 노인의 10%까지 확대 ▲노인 치매병원 확충 ▲노인 틀니(임플란트 포함) 지원 대상을 현행 75세 이상에서 65세 이상으로 확대 등을 내놓았다.

이미지 확대
노인복지 공약은 많은 예산이 드는 사업으로, 일자리 창출 중심인 청년 공약보다 유권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광재 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두 후보의 공약별 예산을 분석해 보니 박 후보는 어르신 지원과 보육 문제 해결을 위한 공약에 많은 재원을 편성했고, 문 후보는 서민과 중산층, 차상위계층 공약에 예산을 집중했다”고 말했다. 박 후보가 ‘실버 세대’와 ‘여성’을 핵심 공략층으로 삼았는데 이 전략이 성공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박 후보는 ‘5060세대’로부터 몰표를 받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8대 대선 당시 50대 투표율은 82.0%로 가장 높았고, 60대가 80.9%로 뒤따랐다. 기표소에 들어선 50대 가운데 62.5%(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기준), 60대 이상 가운데 72.3%가 박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반면 문 후보는 50~60세 이상을 뺀 모든 연령층에서 박 후보보다 많은 표를 얻었지만 5060세대의 응집력을 극복하지 못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국정과제 토론회에서 “어르신들이 이 가난한 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드는 데 고생을 많이 했고, 돌아가시기 전에 우리가 사회적으로 보답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18대 대선의 학습 효과로 향후 공직 선거에서는 5060세대를 향한 정치권의 구애가 한층 뜨거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1일 “정책 공약은 기본적으로 모든 계급과 계층을 겨냥해 마련하지만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아무래도 50대 이상 세대에 더 초점을 맞출 듯하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 국민이 빠른 속도로 늙어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거에서 ‘실버 파워’는 갈수록 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50세 이상 유권자 수는 1997년 27%에서 2010년 38%로 치솟았고 2020년 46%, 2030년에는 53%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은퇴자협회(AARP)처럼 국내에 거대한 노인 이권단체가 등장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AARP는 전직 대통령 등 3000만명 이상의 회원을 거느리고 100명이 넘는 로비스트를 고용해 행정부와 의회 등에 입김을 불어넣는다. 저소득 노인에게 무료 의료혜택을 주는 ‘메디 케어제’(노인의료보험)가 AARP의 압박으로 탄생한 대표적 제도다.

정치권은 “세대 갈등의 양상이 과거와 크게 달라진 까닭에 정책 마련 때 고민이 깊어졌다”고 입을 모은다. 예전에는 부모 세대가 사회·문화적 가치관이 다르다는 이유로 자녀를 짓누르려 하면 자식 세대가 반항하는 구도로 갈등한 반면, 지금은 일자리와 복지 등 생존과 직결된 문제를 놓고 이권 다툼 양상으로 다툰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박태순 사회갈등연구소 소장은 “요즘 세대 갈등은 기회와 자원을 둘러싼 싸움”이라면서 “젊은 세대의 목소리가 과거보다 커져 적극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면서 갈등이 심각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정책이나 공약을 특정 세대만을 위한 것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예컨대 반값 등록금은 20대를 위한 정책도 아니고, 기초연금은 노인만의 정책으로 볼 수 없다”면서 “등록금 인하는 부모인 5060세대에게 좋고, 기초연금제도는 언젠가 노인이 될 젊은 세대에게도 득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도 “노년층 일자리가 늘어나면 청년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오해하지만 노인을 필요로 하는 직종과 청년을 원하는 직종은 크게 겹치지 않는다”면서 “정당이나 정부는 연금, 일자리 정책 등 특정 세대에만 도움이 될 것 같은 정책이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음을 홍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용술 ‘청년연합 36.5’ 대표는 “노년층 공약 때문에 청년층이 소외받는다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청년을 위한 공약이 지켜지지 않는 게 문제”라고 지적한 뒤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가 출범해 기대했지만 역할이 없다”고 꼬집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김민석기자 shiho@seoul.co.kr

이민옥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위원장, ‘서울 자원봉사 컨퍼런스’ 참석… 미래세대 자원봉사 지원 의지 밝혀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를 이끄는 이민옥 위원장(더불어민주당·성동3)이 지난 18일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서울 자원봉사 컨퍼런스’ 현장을 찾았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 법인설립 20주년을 맞아 마련된 이번 행사에서 이 위원장은 축사를 맡아 자원봉사가 지닌 사회적 가치를 짚어보고 미래세대를 향한 적극적인 지원 구상을 제시했다. 이번 행사는 ‘미래세대 성장의 힘, 자원봉사’라는 슬로건 아래 오후 2시부터 2시간 반 동안 펼쳐졌다. 현장에는 자원봉사센터를 비롯해 교육청과 대학, 기업 등 유관기관 관계자 150여 명이 자리를 채워 뜻깊은 시간을 함께했다. 이날 행사는 ▲청소년 봉사학습 및 서울동행 청년 봉사의 사회적 성과를 기반으로 한 서울형 자원봉사 정책 제시 ▲교육청·대학·기업 등 영역별 협력을 통한 자원봉사 활성화 방안 도출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발제에서는 이선미 서울여자대학교 교수가 “왜 지금, 미래세대에게 봉사 경험인가”를 주제로 자원봉사의 교육적 의미와 사회적 가치를 분석했고, 김자옥 서울시자원봉사센터 팀장이 “배움과 성장을 잇는 서울형 미래세대 자원봉사”를 주제로 서울형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정진경 광운대 교수를
thumbnail - 이민옥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위원장, ‘서울 자원봉사 컨퍼런스’ 참석… 미래세대 자원봉사 지원 의지 밝혀

2013-10-12 1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 1 / 3
    광고삭제
    위로